<11>설치국과 '상족암*에서'

뭔가를, 또는 누군가를 꼭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참 곤혹스럽지요? 더구나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라면 더 당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모멸감까지 느끼게 되기도 할 텐데요. 그래서 선택 같은 거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면 좋겠지만,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고, 그렇다면 가능한 선택지를 늘려나가는 것이 바로 다양화사회를 지향해나가는 일이겠지요. 그것이 곧 개인의 자유를 확대해가는 길이기도 하겠고요.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대해 내가 반발심을 가지는 만큼, 나도 혹시 살면서 남에게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곤혹스런 상황에 빠뜨리지는 않았는지, 특히나 양자택일이라는 극단적이고도 비인간적인 선택을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설치국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설치국은 남해에 와서 처음으로 경험한 음식 가운데 하나인데요, 제가 먹어본 건 홍합을 삶아 식힌 국물에 청각, 홍합건더기, 양파, 청양고추 따위를 깨소금, 식초, 매실청, 다진 마늘로 조물조물 양념하여 넣고 얼음을 동동 띄워낸......, 그래도 쉬 감이 안 잡히시면, 으음......, 여름철에 농촌에서 흔히 해먹는 오이냉국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암튼 해장국으로는 그만인데요, 재료는 조리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제가 먹어본 건”이라고 한 건 그런 까닭에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