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설치국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설치국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오인태 시인
2013.06.12 08:13

<11>설치국과 '상족암*에서'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뭔가를, 또는 누군가를 꼭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참 곤혹스럽지요? 더구나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라면 더 당황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모멸감까지 느끼게 되기도 할 텐데요. 그래서 선택 같은 거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면 좋겠지만, 그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고, 그렇다면 가능한 선택지를 늘려나가는 것이 바로 다양화사회를 지향해나가는 일이겠지요. 그것이 곧 개인의 자유를 확대해가는 길이기도 하겠고요.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선택에 대해 내가 반발심을 가지는 만큼, 나도 혹시 살면서 남에게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곤혹스런 상황에 빠뜨리지는 않았는지, 특히나 양자택일이라는 극단적이고도 비인간적인 선택을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설치국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설치국은 남해에 와서 처음으로 경험한 음식 가운데 하나인데요, 제가 먹어본 건 홍합을 삶아 식힌 국물에 청각, 홍합건더기, 양파, 청양고추 따위를 깨소금, 식초, 매실청, 다진 마늘로 조물조물 양념하여 넣고 얼음을 동동 띄워낸......, 그래도 쉬 감이 안 잡히시면, 으음......, 여름철에 농촌에서 흔히 해먹는 오이냉국 같은 거라고나 할까요. 암튼 해장국으로는 그만인데요, 재료는 조리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제가 먹어본 건”이라고 한 건 그런 까닭에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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