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감시자와 조력자에서 공모자로 변신한 日언론들

정책 감시자와 조력자에서 공모자로 변신한 日언론들

신혜선 부장
2014.06.14 05:50

[Book]전직 외무성 공무원이 쓴 '보수의 공모자들-일본 아베 정권과 언론의 협작'

세계 정치경제를 주름잡는 미국에 대한 반미감정이나 견제심리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 나라에도 있기 마련이다. 우리가 미워하는 일본인들의 미국에 대한 감정, 현 아베 정부의 대미 정책에 대한 일본 내부의 비판적 문제의식은 어느 정도일까.

일본의 보수 정권 비판가로 통하는 마고사키 우케루가 저술한 '보수의 공모자들-일본 아베 정권과 언론의 협작'은 일본 보수 정권은 물론 보수 정권을 유지하는 공모자들, 즉 보수언론이 주요 정치경제 관련 현안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 까발린 보고서다. 일본 외무성 출신으로 외교관까지 역임한 저자의 이력을 감안해도 이렇게까지 비판할 수 있을까, 미국에 대해 이렇게까지 적대적일 수 있을까, 놀라울 정도로 거침없다.

저자는 일본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이나 중-일 및 한-일 영토분쟁, 오키나와 독립에 대한 아베 정부의 주요 정책을 예로 든다. 저자는 아베 정부가 애초부터 '미일 관계 강화'를 내세웠기 때문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정책이라 그 자체가 놀라운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저자가 주목하는 대목은 비판성을 견지해야하는 중앙 언론들이 접근법이다. 주요 정책의 타당성 여부를 따지기는커녕 관련한 사실을 왜곡하거나 아예 보도하지 않는다는 점, 즉 언론이 오히려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비판한다. 개별 정책에서 유수의 언론들이 어떻게 사안을 왜곡했는지 보도내용까지 분석하는 이유다. 저자는 아베 정권의 극우화를 부추기고 견고하게 만드는데 이런 보수 언론이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꼬집는다.

2014년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보도의 자유 순위'에서 일본은 59위를 기록했다. 2010년 11위에서 무려 40여 계단을 내려섰다. 재밌는 건 같은 조사에서 57위를 차지한 한국 현실이다. 최근 세월호 참사 사태를 계기로 사장까지 해임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KBS나 공개 반성문을 써댄 한국 언론의 현실과 오버랩될 수밖에 없다.

저자는 독자들과 일본 젊은이들에게 충고한다. "아베 정부는 거짓과 궤변으로 일관해왔다. 거기에 놀아난 국민의 책임도 무겁다. 놀아나지 않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거기에 필요한 정보는 얼마든지 있다. 국민은 자진해서 우롱당하기를 바란 것이다.(57p)... 만약 우리가 사회나 정치에 무관심하고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편안한 환경은 모래알처럼 우리 손아귀에서 모두 빠져나가버릴 것이다(200p)." 한국인들도 귀담아 들어야할 말이다.

◇보수의 공모자들= 마고사키 우케루 지음. 한승동 옮김. 메디치 미디어 펴냄. 215쪽. 1만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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