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고양시청의 '언마케팅'은 왜 먹혔나

[따끈따끈 새책]고양시청의 '언마케팅'은 왜 먹혔나

이해진 기자
2015.02.07 05:26

[BOOK] '마케팅 시대의 종말'

"~고양"

흰털, 까맣고 동그란 눈망울에 앙증맞은 다리. 요즘 가장 '핫'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는 다름 아닌 고양시청 캐릭터 '고양이'다. 이 고양이는 노골적인 시청 홍보 대신 익살스러운 일상사진을 페이스북 친구들과 공유하고 '내 머릿속엔 내일, 너, 성공적'이라는 시의적절한 패러디로 웃음을 선사한다. 말끝마다 '~고양'을 붙이는 특이한 말투마저 10만 팬들 사이에선 이른바 '고양체'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공공기관 답지 않은(?) 홍보 전략이 먹혔다. 재미도 없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은 시정에 대해 떠들기보다는 고양이를 시청 캐릭터로 만들어 자연스레 시민들의 호감을 얻었다.

'마케팅 시대의 종말'의 저자 스콧 스트래튼은 이런 방식의 마케팅을 '언마케팅'(Unmarketing)이라고 했다. 저자는 최고의 마케팅을 위해선 '마케팅을 하지 말라'고 주장한다.

성가신 스팸전화나 문자, 방해만 되는 쿠폰 '푸시'서비스는 고객들의 반감만 불러일으킨다는 것. 홍보를 위한 홍보는 과감히 접되 고객과 관계를 맺으라는 조언이다.

특히 SNS를 통한 관계 형성을 강조한다. 소비자의 불만 섞인 전화 몇 통보다 SNS에 남긴 한 줄의 글이 더 큰 파급력을 발휘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미 "OO 회사 초콜릿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타임라인이 몇 시간 만에 수천 차례 리트윗되고,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기사화돼 제과회사가 사과하는 SNS의 위력을 목격하고 있다.

저자는 '도미노 피자'의 사과 영상을 예로 들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2분29초짜리 이 영상에는 한 도미노 피자 지점 사장의 간곡한 사과가 담겨 있다. 사장 레이몬 드 리온은 피자 주문을 잘못 받은 매장 매니저와 함께 변명 없이 사과한다. 1시간이나 기다린 피자가 잘못 주문된 사실에 분노해 이 사실을 트위터로 성토했던 고객은 감동했고, 이번엔 이 사과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이후 이 영상은 '도미노의 사과'라는 이름으로 계속 퍼져나갔고, 사람들은 도미노의 진솔한 사과를 칭찬했다. 저자는 이를 '고객 관리 승리의 좋은 예'라고 평가한다. 부정(不定)을 이어받아 기하급수적인 긍정(肯定)으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도미노'처럼 잠재적 고객들에 긍정적 이미지를 주고 효과적으로 기업 가치를 홍보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마케팅을 중단하고 '언마케팅'을 시작하라.

◇‘마케팅 시대의 종말’=스콧 스트래튼 지음. 정명섭 옮김. 에이콘 펴냄. 300쪽/ 2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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