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보이지 않는 전쟁 @War'…'사이버진지 구축한 미국의 10년이 남긴 것

2006년 미국 정부는 개발 비용만 3370억 달러(약 382조원)가 든 전투기 조인트 스트라이크 파이터(F-35)의 기술과 설계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뒤늦게 눈치챘다. 관련 기업들의 네트워크는 이미 소리 소문없이 적들에게 파헤쳐져 있었다. 해킹의 진원지는 중국이었다.
미국 정부가 사이버전의 위력을 깨달은 대표적인 사건이다. 미국을 이길 자가 없다고 자부했지만, 사이버공간은 달랐다. 중국이 전투기의 개발 사업 전반의 정보를 모두 가져갔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핵전쟁보다 무서운 타격도 가능했다.
미국 정부와 국방부(펜타곤), 국가안보국(NSA)은 전과는 180도 다른 태도로 국가 보안 정책을 만들기 시작했다.
신간 '보이지 않는 전쟁 @War(앳워)'은 F-35 사건 이후 10년 간 미국 사이버보안 정책과 관련 산업을 탐구한 책이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의 선임기자인 저자 셰인 해리스는 정부가 밝히기 싫어하는 사실들까지 익명의 제보자들을 통해 낱낱이 소개했다.
이제 미국은 사이버공간을 육지와 바다, 그리고 하늘에 이은 제4의 전쟁터로 설정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공식적인 국가 정책으로 규정했다. 지난해 사이버방어 프로그램에 130억 달러(약 17조7000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보이지 않는 전쟁 @War'를 통해 본 미국은 우리의 모습을 다시 보는데 도움이 된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한국수력원자력 정보유출 사건은 F-35 사건과 닮았다. 인명 피해까지 이어지는 국가기반시설 해킹 가능성을 보여줬고, 우리의 사이버전 대응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도 여실히 드러냈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다. 미국 정부가 대대적인 사이버보안 체제에 돌입한데 반해 우리는 제자리다. 예산 변화는 없다. 오히려 지난 여름 더 큰 사건만 터졌다. 국가정보원이 해외 보안업체의 모바일 RCS(원격조정시스) 솔루션을 구입·사용한 일이 밝혀졌다. 해당 업체의 RCS 기술이 크게 뛰어나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안보를 책임진다는 국가정보원의 사이버전 능력이 외국의 중급 기술에 의존하는 것이냐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해리스가 소개한 지난 10년 간 미국의 변화를 보고 배울 점이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단순히 미국 정부의 대처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정부도 인터뷰에 응한 관계자들도 불편해하는 사실들을 끌어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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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원서명인 '군사-인터넷 복합제의 성장(The Rise of the Military-Internet Complex)'에 있다. 해리스는 책을 통해 "솔직하게 논의되지 않으면 국민들은 이와 같은 주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정부는 이와 관련 올바른 법률과 정책을 만들 수 없다"고 설명했다. 거대한 권력으로 성장하는 군사-인터넷 복합제로 인해 사적인 사이버 전쟁, 개인의 사생활보호 위험 등의 발생을 예방하자는 의도다.
정부가 사이버 보안을 혼자 해낼 수는 없다. 네트워크 등 각종 관련 정보를 갖고 있는 IT기업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군사-인터넷 복합체'의 출연은 필연적이다. 이들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유도하는 힘은 결국 '깨어있는 현명한 시민'이라고 해리스는 판단했다. 이 책은 시민들에게 이런 복합체게를 평화적 도구, 목표와 적절하게 조화시킬 수 있다는 알림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전쟁 @War= 셰인 해리스 지음/ 진선미 옮김 / 양국 펴냄/ 400쪽/ 1만7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