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역사를 움직이는 사회적 기술의 힘

지난 한 해 젊은층 사이 가장 유행했던 말은 '금수저', '헬조선'이었다. 모두 청년층의 절망이 담긴 신조어로 '계층 이동이 가로막힌, 마치 신분제 조선 사회와도 같은'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대한민국은 어쩌다 新 신분제 사회가 됐을까?
'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의 저자 강철규 서울시립대 명예교수는 경제성장에만 집착해온 결과라고 꼬집는다. 청년실업, 부의 고착화, 사회갈등 등 현 대한민국이 직면한 문제들은 경제성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회적·구조적 문제들이라는 지적이다.
저자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사회 발전을 판단하는 기준을 자유, 생명, 신뢰, 재산권이라는 인류의 기본가치 실현에 두고 이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서 '사회적 기술'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사회적 기술'은 사람 간 규칙인 '제도'와 이를 실행에 옮기는 '조직' 그리고 이를 이끄는 '리더십'으로 구성된다. 저자는 역사적 강국들의 흥망성쇠를 통해 사회적 기술을 어떻게 한국사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인지 그 방안을 제안한다.
먼저 제도다. 저자는 팍스 로마나를 이룩했던 로마의 힘은 군사력이 아닌 시민권과 시대를 앞선 법에 있었다고 강조한다. 로마는 평민 중에서 선출되는 호민관 제도나 평민회, 감찰관 제도를 통해 귀족과 평민 간 견제와 균형이 상당한 정도로 이뤄졌다. 이로써 로마는 황제 독재 체제를 방지하고 부패를 척결할 수 있었다. 로마만이 아니었다. 나폴레옹 법전과 산업혁명의 기틀을 마련한 마그나카르타까지 시대를 지배한 강자들에게는 탁월한 법과 제도가 있었다.
다음은 조직이다. 중세의 작은 국가 도시 베네치아가 국제무역 중심지로 성공한 예를 들었다. 베네치아는 효율적이고 신속한 조직 체계를 갖춰 경쟁자들을 물리쳤고 '공정과 신의'를 무기로 표준 금화 제도, 납기 지키기, 표준 도량형 등 공정한 무역 규범을 선도했다. 저자는 베네치아의 조직력이선진국과 후진국 사이 이익절벽에 선 한국의 현실에 귀감이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리더십. 책은 싱가포르의 부패방지기구 사례를 통해 지도자의 의지가 '사회적 기술' 구현에 얼마나 기여를 많이 하는 지 보여준다. 싱가포르 경우 부패를 담당하는 사법기구인 탐오조사국이 이미 존재했지만 그 활동이 미미했다. 그러나 리콴유 총리가 이 탐오조사국에 힘을 실어주었고 부패만연국이었던 싱가포르를 '세계최고의 청렴국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
끝으로 저자는 무엇보다 국가의 번영과 쇠퇴의 운명은 국가와 구성원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오늘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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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강철규 지음. 사회평론 펴냄. 380쪽/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