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고양이 마을로 돌아가다…나쁜 자본주의와 이별하기

애덤 스미스는 경제 발전 이후 '정상 상태'가 도래하리라 예견했다. 생활필수품이 충족돼 더는 경제를 발전시킬 필요가 없는 정상 상태가 오면, 상품 생산에 사용하던 자원을 정신적 충족을 위해 사용하는 획기적인 전환이 올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대량생산 체제는 시장이 포화 상태가 돼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산했다. 인간은 정신적 충족을 위한 전환을 꿈꾸기보단 끊임없이 소비하며 대량생산·대량폐기의 경제체제를 존속시키는 데 열중했다. '성장은 끝이 없다'는 환상을 쫓으며.
일본의 사회비평가 하라카와 가쓰미의 '고양이 마을로 돌아가다'는 성장 일도의 자본주의의 문제로 사람들의 생활 양식이 개인화·균일화돼가는 점을 꼽는다. 예를 들어 편의점. 편의점이 출현하면서 우리는 돈만 있으면 혼자서도 살 수 있는 편리함을 얻었다. 편의점도 '진상 손님' 외엔 손님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할 필요가 없다. 대량생산·대량폐기의 시스템에서 손님은 기호이자 수치에 불과하다. 편의점, 스타벅스, 대형마트가 군림하는 도시 속 친구의 도움이나 가족의 협력, 지역 사람들과의 연대는 필요치 않다.
저자는 골목 자본주의의 복원을 통해 성장을 위해 모든 것을 파괴하는 현 경제 패러다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저자 스스로 번잡한 도쿄 중심가를 떠나 길고양이들이 사람과 공생하는 후미진 동네로 이사했다. 그곳 골목에 다방을 열어 주민들과 왕래하고 작은 가게의 장인들이 만든 옷과 음식을 소비하며 소박하게 살고 있다.
저자는 특히 골목 공중목욕탕에서 '착한 자본주의'의 전형을 찾는다. 공중목욕탕에서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건을 소중히 하고 욕조의 물이 넘치지 않도록 각자 조심한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도록 욕조에 수건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는 등의 규칙을 준수한다. 저자는 이러한 연대 방식의 소비가 대량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 경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말한다.
끝으로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는 아베 신조 정권의 변화도 촉구했다. 저자가 본 아베노믹스는 국채를 늘려 재정적자가 대폭 늘렸고 소비세를 5%나 인상했지만 경기를 부양은 커녕 재정건전성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베는 법인세를 인하하고 부자 감세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저자는 사회,기업, 학교에서 경쟁을 부추기고 효율성과 획일화·개인화된 삶을 강조하는 정책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역시 성장의 신화가 무너져가는 우리에게도 의미있는 충고이다.
◇고양이 마을로 돌아가다=히라카와 가쓰미 지음.남도현 옮김. 이숲 펴냄. 160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