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메리 C. 젠틸러의 '지금, 상사가 부당한 일을 지시했습니까?'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방영된 '무한상사' 특집. 악덕 부장 유재석, 만년 차장 박명수. 그리고 나머지 멤버들이 각각 사원으로 분장해 '웃픈' 대한민국 직장인의 현주소를 그렸다. 특별히 할 일이 없어도 밤까지 회사에 붙잡아두고, 언어 폭력을 일삼는 부장의 횡포에도 사원들은 덜덜 떨며 '쪼찡'만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평가 중심적인, 내부 경쟁이 치열한 조직 형태는 이미 미국의 혁신 기업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워진 지 오래다. 성과주의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인센티브가 2차 세계대전 무렵부터 도입됐는데, 이 제도가 지나친 내부경쟁을 부각시키고 평가 기준에만 들어맞는 안전하고 만만한 일만 집중하게 해 결국은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사람들이 어쩌면 '성과주의'는 해당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나태함을 반영하는 표현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나 둘 하게 되면서, 조직 문화가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시간을 줄여도 현대인이 보내는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의 목적이 성과가 되면서 개개인이 일에서 느끼는 만족감이 사라지고, 이것이 비효율의 근원이 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기업 윤리학자 메리 C. 젠틀러의 새 책 '지금, 상사가 부당한 일을 지시했습니까?'는 '일'이 차지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일'의 질을 바꾸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회사 내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소신에 따라 생각하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문화, 이를 통해 구성원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이 의미 있어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연설을 통해 국가 경기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책임감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메시지를 전한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조직 지도자는 직원들에게 '말할 자유'를 허해야 하고, 구성원들은 죽은 듯 조용히 지내던 습관을 벗어나 가치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맞추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당한 일을 지시할 때는 "아니오"라고 당당하게 말하되, 현명한 방식으로 말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지금, 상사가 부당한 일을 지시했습니까?=메리 C. 젠틸러 지음. 전영민·이중학 옮김. 클라우드나인 펴냄. 332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