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이해진 기자
2016.05.28 03:10

[따끈따끈새책]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사축 탈출법

'사축'(社畜). 회사에서 기르는 가축처럼 '죽어라' 일만 하는 직장인을 가리킨다. 일본 직장인들이 자신의 처지를 자조하며 만든 신조어다. 이웃나라 일본의 사회상이 반영된 용어지만 어쩐지 낯설지 않다.

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 눈치 보며 가는 휴가가 일상이 된 한국 직장인들의 삶과 그대로 겹친다. 우리가 일본의 '탈사축' 블로거 히노 에이타로가 펴낸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를 관심 있게 들여다 봐야 할 이유다.

저자 히노 에이타로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불합리한 노동 환경에 비판을 제기하는 유명 블로거다. 그는 직장인을 사축으로 만드는 '노동관'이 있다고 지적한다. 바로 '돈 보다 보람'이라는 생각 말이다. 보수가 적더라도 일에서 오는 '보람'을 중시하는 직장인이 우리 사회의 모범으로 자리해 왔다.

과거 회사가 평생 회사원의 생계를 책임져 줄 수 있었을 땐 이 불공평한 계약이 그래도 유지될 순 있었다. 하지만 '평생 직장'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평생 고용 시스템'은 이미 붕괴돼버렸다. 저자는 그럼에도 사축이 돼 회사에 헌신하려는 가치관만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꼬집는다.

하루 빨리 '보람 있는 일을 하면 그걸로 행복하다'는 허상에서 벗어나는 게 해결책이다. 일에서 보람을 얻고 자아실현 하는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보람을 미끼로 수당 없는 '서비스 야근'이 정당화돼선 안 된다. 야근 수당을 떼먹는 건 도둑질이고 유급휴가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은 명백한 계약위반이다.

저자는 사축에서 탈출하는 몇 가지 실천법을 제시한다. 우선 회사가 던져주는 '보람'이라는 먹이를 무작정 받아먹지 말아야 한다. 물론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직업이 일치하면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극소수다. 보람 있는 일을 반드시 직업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라. 무리해서 보람 있는 일만 찾다가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노동환경을 강요받을 수 있다.

만약 괴롭다 못해 한계다 싶을 때는 무리하지 말고 도망쳐야 한다. 이건 어린애가 응석을 부리는 것관 다른 일이다. 실로 과로사하거나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남들과 똑같이 대신 '내게 가장 어울리게'란 마인드가 중요하다. 아무리 우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모두에 맞추지는 못한다. 내 일이 끝났으면 퇴근하는 유연한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사람은 본래 저마다 다르다. '모두와 똑같이'란 애초 불가능함을 인정하자.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히노 에이타로 지음.이소담 옮김.오우아 펴냄.176쪽/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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