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영미 한국관광공사 관광빅데이터센터장 "여행예보 비롯한 관광·빅데이터 결합, 상상 이상의 성과 만들 것"

"2020년 10월, 여행이 처음으로 예보되었습니다."
예기치 않게 찾아온 코로나19(COVID-19)가 디지털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른 새 표준)'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코로나로 존폐기로에 선 관광시장에도 빅데이터가 스며들고 있다.
대표적인 콘택트 산업으로 디지털 기반 언택트 기술과 접점이 없어 보였던 게 관광이었던 만큼, 빅데이터와 여행의 만남은 다소 생경하다. 하지만 여행예보를 보고 '거리두기'를 지키며 국내여행을 즐기는 스마트 여행객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둘의 궁합이 썩 괜찮다. 김영미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 관광빅데이터실장과 팀원들의 '관광 빅데이터' 천착이 빚은 결과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공사 서울센터에서 만난 김영미 실장은 자타공인 공사 내 디지털 전문가다. 1991년 입사해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ICT(정보통신기술)와 관광을 융합, 신(新)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부서들을 두루 거쳤다. 2018년 취임과 함께 관광과 디지털의 접목을 역점사업으로 제시한 안영배 사장이 센터에서 실로 규모를 키운 관광빅데이터실 책임자로 김 실장을 '픽(PICK)'한 이유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관광시장 통계조사 업무를 수행하며 1~2명의 인력만으로 빅데이터 사업을 추진했던 관광빅데이터센터가 30여명 규모로 커진 상황에서 김 실장 맡은 첫 미션이 바로 관광예보 서비스다. 김 실장은 "사내 해커톤에서 나온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사업"이라며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란 점에서 관광 대신 여행으로 이름을 바꾸고 번거로운 검색과정 없이 믿을만한 여행정보를 제공하자는 방향을 설정해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관련 인프라가 전무했던 만큼 서비스 개발은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이었다.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체계화하기 위해 수 많은 소셜버즈 데이터와 지자체·관광사업자 데이터를 일일이 발라내는 소위 '디지털 인형 눈붙이기(데이터 라벨링)' 작업에만 수 개월을 매달렸다. 김 실장이 이 작업의 1등 공신으로 꼽는 최현민 대리는 "소비자의 취향을 알고 국내 관광지의 속성을 정의하기 위해서 밤 늦게까지 여행지를 찾는 데 매달리며 우리나라 여행지를 전부 섭렵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10월28일 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웹사이트에서 대국민 서비스를 시작한 여행예보는 코로나19 속에서 '신의 한 수'가 됐다. 통신, 내비게이션, SNS 데이터를 종합해 관광지 혼잡도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거리두기가 가능한 한적한 관광지를 찾아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혼잡도 예측의 정확성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김 실장은 자신감을 내비친다. 그는 "현재 서비스 정확도는 70% 정도지만 데이터가 매일 실시간 업데이트되고 있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해서 쌓이는 데이터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정교한 예측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여행예보 서비스는 오픈 직후 1500명 가량이 이용한 이후 매일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방문목적 △혼잡도 △소요시간 등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인데, 만족도도 상당하다. 공사 자체조사 결과 이용객 만족도가 4.29로 지난해 시범서비스 당시 4.07을 기록했던 것보다 높다. 김 실장은 "현재 1000개인 관광지를 확충하고 관광 정보와 데이터를 더욱 다양화하는 알고리즘 고도화를 계획하고 있다"며 "조건 검색 없이 챗봇처럼 '우리 집에서 2시간 이내 맛집이 많은 관광지'라고 검색하면 알맞게 추천하는 서비스도 업그레이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빅데이터실과 김 실장의 미션은 여행예보가 끝이 아니다. 빅데이터를 통해 국내 관광산업 체질을 개선, 관광 선진국에 못지 않은 산업 생태계 조성까지 바라보고 있다. 팀원들과 정시퇴근을 반납하고 '관광빅데이터 플랫폼'을 오픈에 매진하는 이유다. 연말을 목표로 지자체의 원활한 관광정책 수립부터 관광기업 마케팅을 위해 비전문가도 다룰 수 있는 관광 전문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 개방형 데이터 플랫폼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김 실장은 "시의성·지속성 있는 데이터 인프라가 부재하고 내외국인들이 올해 얼마나 왔는지 정도의 정보밖에 없어 성과측정과 마케팅이 어려워 관광산업이 체계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플랫폼을 오픈하면 신규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어느 지역을 어떤 채널을 통해 공략해야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가능해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사업전략 수립과 진짜배기 마케팅이 가능하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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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길을 걸으며 지칠때면 김 실장은 코로나19로 움츠러든 국내 관광산업이 도약하는 상상을 한다. 그는 "관광사업을 진행하는 지자체, 아이디어를 갖춘 관광벤처는 물론 정치권까지 모두가 관광 빅데이터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기다리고 있다"며 "빅데이터의 관건은 수 많은 데이터 속에서 가치를 설정하고 정제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관광 사업자들이 혁신적인 성과를 내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커 의미있고 즐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