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MT문고]-저속노화 특집② '저속노화를 위한 생물학'

노화의 원인과 방지법을 찾는 연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됐다. 늙음과 죽음은 인간의 가장 큰 공포다. 인류가 달에 발자국을 찍고 AI(인공지능)가 사람보다 똑똑해진 시대에서도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세포 분열과 노화세포를 막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어렴풋한 기대가 있을 뿐이다.
한치환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쓴 '저속노화를 위한 생물학'은 인간의 노화에 대한 탐구를 망라한 책이다. 인류의 조상으로 여겨지는 최초의 생물체 '루카'부터 유기 물질의 일종인 ATP, 미토콘드리아 등이 에너지를 얻는 과정 등 노화와 관련된 모든 생물학적 지식을 담았다. 유전자 편집과 사이보그 기술이라는 SF(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도 다뤘다.
책에 따르면 생존과 노화를 결정하는 것은 에너지 대사다. 에너지를 얻고 사용하는 과정은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때로는 노화를 초래한다. 생명체가 어떻게 생존하는지, 생명 활동을 어떤 식으로 유지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단순한 생물학이 아니라 전기화학과 에너지공학을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어 다른 생물학 저서와는 다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인간의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다룬 대목이다.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는 로봇 기술, 좋은 유전자만 골라 '편집하는' 기술을 사용하면 질병을 극복하고 노화를 억제해 기대수명을 늘릴 수 있다. 후손을 남기지 않는 저출산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란 조심스러운 관측도 내놓는다.
저자는 생물학 전공자도, 전문가도 아니다. 그래선지 필요 이상으로 어렵게 서술한 듯한 대목도 눈에 띈다. 생물학은 물론 에너지공학, 화학에 지식이 없다면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많다. 수명 연장 기술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예측하려 노력하다 보니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일반론적인 표현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도 아쉽다.
저자는 리튬이온전지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근무하면서 여러 기술의 진보에 기여했다. 딥테크 이노페스타, 테크커넥트월드 등 대형 기술 행사에서 앞선 기술을 선보여 수상했다. '전화기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환경은 걱정되지만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과학과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책을 썼다.
◇저속노화를 위한 생물학, 플루토,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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