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데이브 새그 카본플래닛 대표

이산화탄소(CO2)를 뿜을 권리를 팔아 돈 번다고 하면, 서너해전만 해도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란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호주에서 날아온 이 남자, 이산화탄소를 줄여 백만장자가 되겠단다. 그는 호주의 탄소저감전문회사카본 플레닛(Carbon Planet)의 데이브 새그(Dave Sag, 42) 대표다.
"환경주의자들은 2010년까지 인간이 내뿜는 전체 탄소량 570억톤의 1%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는 탄소배출권(Carbon credit)거래 규모는 최근 미화 8억 달러 규모로 늘었습니다."
8억 달러면 우리 돈 7500억여원의 시장이다. 혹자는 탄소 뿜을 권리가 뭐 그리 비싸냐, 의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제기구들이 밝힌 전체 시장은 그가 말한 자발적 시장보다 더 크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2012년 교토의정서 발효를 앞두고 이제 막 상승세를 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은 지난 3일 지난해 국제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규모가 300억 달러, 우리돈 28조500억원을 기록했다는 세계은행(IBRD)의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이는 전년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한 규모였다. IBRD는 2010년쯤엔 탄소거래시장 규모가 6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시장 전망 속에서 카본플래닛은 설립됐다. 2000년, 런던의 닷컴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던 새그 대표는 어느날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친구인 로스 윌리엄스(Ross Williams) 박사였다. 컴퓨터과학이 전공인 그는 "지구 온난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흥분해 말했다.
"한 사람당 50 달러면 지구를 구할 수 있어! 그 시장은 열릴 수밖에 없어. 우리가 그것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만들자."
두 사람은 2001년 카본플래닛을 세워 2005년까지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 서비스가 탄소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계산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카본플래닛은 2005년 열린 영국 ‘셰필드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83.1톤이라는 계산을 내놔 국제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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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느 영화제의 배출량요? 추정할 수조차 없어요. 셰필드 영화제는 처음부터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캠페인을 해서 많은 참가자들이 철도로 이동했거든요. 영화제에선 항공 등 운송수단이 차지하는 배출량이 가장 큽니다."
카본플래닛은 이렇게 탄소배출량을 감사(Audit)하고 탄소저감 방법을 컨설팅하는 사업에서 매출의 80%를 얻는다. 매출 20%는 탄소배출권 매매에서 얻는다.
고객은 큰 회사에서 작은 피자가게까지 다양하다. 피자가게에는 태양열을 이용해 음식하는 법 같은 것을 컨설팅한다. 고객사를 위해 탄소배출권을 살 땐 직접 판매현장에 방문해 실제로 녹림 조성 등 탄소 상쇄 사업이 진행되는지 확인한다.
"나무 한 그루도 심지 않고 탄소배출권을 팔거나, 탄소배출권 하나를 여러 회사에 팔아넘기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곳은 카우보이 시장이에요. 무법천지죠. 하지만 조만간 이 시장도 진짜 실력 있는 업체 서넛이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새그 대표는 카본 플래닛 프로그램의 우수성과 실력을 자신한다. 앞으로 매년 2배의 성장세를 누릴 것이란다. 지난해엔 200만 호주달러, 우리돈 15억4000만원의 매출을 내는 데에 그쳤지만 올해엔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매출 수준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 기업과 그가 돈을 많이 벌려면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과 가게가 많아야 할 터이다. 그런데도 그는 "일상 속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자"고 강조한다.
"탄소배출권은 면죄부가 아닙니다. 우리가 달에 가서 살 순 없지 않습니까. 실제로 탄소를 줄여 온난화를 막아야 우리가 지구에서 살 수 있어요.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도 호주에서 한국까지 비행기로 오느라 6톤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했다며 이것을 상쇄하기 위해 나무를 심거나 탄소배출권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재단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서울환경영화제 '그린코드, 생생한 지구를 위한 미디어의 제안' 워크숍을 마치고 21일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