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들 왜 요금인상 반대하나 했더니

택시기사들 왜 요금인상 반대하나 했더니

정진우 기자
2009.01.28 08:20

승객 감소로 수입 줄면 사납금도 내기 어려워

↑ 지난 27일 귀성객들이 서울고속터미널 앞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를 타고 있다.
↑ 지난 27일 귀성객들이 서울고속터미널 앞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를 타고 있다.

회사원 김인창(36세, 가명)씨는 설을 맞아 고향인 전남 여수에 갔다가 다음 달부터 택시요금이 기존보다 22%나 오른다는 뉴스를 접했다.

지난 27일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서울고속터미널에서 택시를 탄 김 씨는 서울의 택시비도 곧 인상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언제부터 얼마나 오르는 것이냐"고 택시기사에게 물었다.

택시 기사는 "서울시에서 올해 초부터 지금보다 10% 이상 올린다고 하던데, 솔직히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순간 김 씨는 의아했다.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이 요금인상을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됐지만, 택시기사가 반대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김 씨는 곧 택시기사가 왜 요금인상을 반대하는지 알 수 있었다. 기사는 "불경기인 요즘 그렇잖아도 택시 이용객들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데 요금이 오르면 승객들이 더욱 줄어든다"며 "그러면 정말 먹고 살기 힘들어 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서울 택시업계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서울시에 30~40% 정도의 요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는 물가인상 우려로 10%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요금인상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특히 영업용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들은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택시 이용객 감소로 사납금(매일 회사에 입금해야하는 금액)을 채우기도 힘든 상황에서 요금을 올리면 수입금이 더욱 줄어든다는 것.

실제 지난해 10월부터 부산 택시요금은 중형택시를 기준으로 기본요금(2㎞)이 기존 1800원에서 2200원으로 크게 올랐다. 주행요금도 169m당 100원에서 143m당 100원으로, 시간요금은 41초당 100원에서 34초당 100원으로 인상됐다.

4개월이 지난 지금 부산의 택시기사들은 "생계조차 어렵다"며 요금을 올린 부산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요금인상에 따라 사납금은 올랐지만 사람들이 택시를 타지 않아 수입금은 크게 줄었기 때문.

부산 택시운송사업조합 등에 따르면 영업용 택시는 매일 12만2200원의 사납금을 내야한다. 지난 10월 요금인상 이후 1만6500원이 올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사들은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들은 요금인상 혜택이 기사들에게 돌아가는 게 아니라 전적으로 사업자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택시기사들이 요금인상을 반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H운수 택시기사는 "현재 매일 회사에 사납금으로 9만5000원을 내야하는데 12시간 택시를 몰아도 그 돈을 벌기 힘들다"며 "택시비가 오르면 택시를 타는 사람들이 크게 줄어 사납금 채우는 것은 물론 먹고 살기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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