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행 위원장 포함 전원 사퇴… 출범 이후 4번째
중앙간부의 성폭행 사건에 휩싸인 민주노총이 결국 이석행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 전원 사퇴를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인권적, 반사회적 성폭력범죄 발생에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지도부는 피해자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사죄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사퇴한 지도부는 수감 중인 이 위원장을 포함해 진영옥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용식 사무총장, 김지희 부의원장 등이다. 김은주, 박정곤, 주봉희, 허영구, 전병덕 부위원장 등 5명은 이에 앞선 지난 주말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다.
당초 이 위원장 등은 성폭력 사건이 개인적인 일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으나 성폭행 사건 은폐의혹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총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에서 "민주노총 전체가 부도덕적인 조직으로 매도되어 80만 조합원의 권위와 명예가 손상되어서는 안 된다"며 비상대책위원회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술자리 등에서 소문을 퍼트려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준 가해자를 밝혀내겠다는 설명이다.
또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본의 아니게 사건 처리가 늦어진 점은 인정하지만 결코 사건을 은폐하거나 가해자를 옹호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지도부 총사퇴로 민주노총은 1995년 출범 이후 4번째로 지도부 총사퇴의 위기를 맞게 됐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1998년 정리해고 법제화 등을 담은 노사정위원회 합의안을 받아들인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바 있으며, 2002년에는 발전파업에 대한 노정 합의안에 대한 책임, 2005년에는 수석부위원장 비리 등으로 총사퇴했었다.
한편, 지도부가 사퇴한 민주노총은 앞으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게 된다. 온건파인 이 위원장 주축의 집행부가 사퇴함에 따라 향후 새로운 지도부는 강경파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향후 춘투와 대정부 투쟁 등에서 강경 노선이 강화될지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