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나 올랐어? 집 말고 주식 살걸"…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나 올랐어? 집 말고 주식 살걸"…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현수 기자, 박광범 기자, 최민경 기자, 김온유 기자
2026.02.08 06:00

[기획]코스피 5000, 자산 패러다임 대전환①
'증시 대기' 투자자 예탁금 100조+α…자본시장으로 몰리는 자금
"집보다 주식이 더 낫다"…대형주 학습 효과에 '머니 무브' 흐름

투자자예탁금 추이/그래픽=김다나
투자자예탁금 추이/그래픽=김다나

부동산에 묶여 있던 자금이 움직이려는 조짐을 보인다. 주식 시장 호황이 불러온 학습 효과의 결과다. 부동산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 이동을 유도하는 이재명 정부의 '머니 무브(money move)' 정책 기조와도 맞물린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일 기준 111조 2965억 3800만원까지 치솟았다. 1년 전(58조2317억200만원)보다 1.9배 늘었다. 이후 증감을 반복하고 있지만 지난달 27일 이후 꾸준히 100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104조 8666억 6700만원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자금이다. 투자자 예탁금이 늘었다는 건 주식 시장으로 돈이 몰린다는 의미다. 불과 한 달 사이 약 20조원 불어났다.

'머니 무브'의 흐름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해 11월 주택담보대출은 34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5대 시중은행의 1월 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한 달 사이에 22조4705억원 줄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머니 무브가 시작됐다"고 공식화했다.

최근 1년간 코스피·코스닥 및 주요 종목 시세 추이/그래픽=윤선정
최근 1년간 코스피·코스닥 및 주요 종목 시세 추이/그래픽=윤선정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집보다 주식 수익률이 높다"는 학습 효과가 자리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4일 5371.10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1년 전 같은 날과 비교하면 2.2배로 상승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같은 기간 3.2배로 올라 시가총액 1000조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4.7배), 현대자동차(2.5배) 주가도 폭등했다.

1년 전 상황은 달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9283만원에서 12억7503만원으로 2.6배 뛰었다. '부동산 불패'는 흔들리지 않는 공식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첫 거래일의 코스피 지수는 1926.44에서 2398.94로 1.2배 상승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지수만 봤을 때 10년 동안 수익률은 20%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풀린 유동성이 자본시장을 외면하고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코스피지수 및 서울 아파트 가격 추이/그래픽=김현정
코스피지수 및 서울 아파트 가격 추이/그래픽=김현정

하지만 최근 1년 동안의 상황은 반대다. 올해 1월과 지난해 1월을 비교할 때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배 상승했고, 코스피지수는 1.9배 올랐다. 이번 달 들어 격차가 더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코스피지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전인 지난해 6월 2일 2698.97에서 8개월 만에 2배에 육박하는 상승률을 보였다.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자본시장 등으로 유인하는 '머니 무브'는 이 대통령이 취임 때부터 강조해온 역점 정책이다. 일각에선 자본시장에서 나온 수익이 다시 '똘똘한 한 채'로 몰리는 이른바 '역(逆) 머니 무브'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이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문제를 언급하는 것도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1년 만에 코스피 지수가 2배가 됐는데 부동산도 이런 적은 없었다"며 "부동산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역 머니 무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대다수는 자본시장에 남아 기업이 투자할 때 자본 조달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박광범 기자

.

최민경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최민경 기자입니다.

김온유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김온유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