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법, '2월 국회처리' 사실상 무산

비정규직법, '2월 국회처리' 사실상 무산

신수영 기자
2009.02.13 08:17

4월 임시국회 처리 될듯

오는 2월 임시국회 처리를 목표로 추진되던 비정규직법 개정 작업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나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 관계자는 12일 "2월 임시국회 안에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처리하려면 국회 일정상 적어도 15일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이달 임시국회 때 개정안 제출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설 연휴였던 지난달 24일 고위 당정회의를 열어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에서 의원입법으로 처리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노동계가 강력히 반대하는데다 당정 내에서도 서로 다른 의견들이 노출되면서 2월 국회 상정이 사실상 무산됐다.

당정이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2월 임시국회 때 처리하려 서두르는 이유는 오는 7월 대규모 비정규직 해고 사태를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비정규직법에 따르면 비정규직을 고용한지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비정규직법은 오는 7월로 시행된지 2년이 된다.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정규직도 해고하려는 마당이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란 논리가 지배적이다.

반면 노동계는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리면 비정규직으로 고착화되는 근로자가 늘어날 수 있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맺은 한국노총조차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의원에 대해선 낙선운동을 펼치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였다.

한나라당과 한국노총은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현장조사까지 나섰으나 입장을 좁히는데 실패했다. 한국노총은 "같은 업종의 비정규직 근로자라도 직종이나 각 기업의 사정, 나이, 근무연수 등에 따라 비정규직 사용기간에 대한 의견이 다양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A은행 노조는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에 반대했다. 이 은행은 그간 노사합의로 비정규직의 처우가 상당히 개선돼 창구 업무를 보던 비정규직 8000명 가운데 5000명이 지난해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됐고 올해 말까지 2300명이 추가로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반면 생산직과 판촉사원 등 기간제 203명이 일하는 B우유의 근로자들은 계약기간 연장으로 일자리를 유지하다가 정규직 전환 기회를 노리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비정규직법 개정에 대해선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견이 노출됐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정부안대로 가면 노동계 반대가 극심할 것"이라며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은 경제가 어려운 3~4년 동안 한시적으로만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비정규직 계약기간을 2년 또는 4년이라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정리해야 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사안별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아예 사용기간을 없애자는 입장도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2년 사용기간을 폐지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현실적으로 다양한 현장의 요구에 '맞춤형 해답'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개정안 처리를 오는 7월까지 계속 미룰 수는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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