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위치감시 가능해져 기본권 침해…사업에도 심각한 제약
사용자 개인의 접속기록이나 IP주소를 인터넷 기업들이 의무적으로 보관하게 만드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한성 한나라당 의원 발의)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인터넷 기업들의 협의체인 한국인터넷기업협의회(이하 인기협)은 9일 통비법 개정안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하고 통신사업자의 비즈니스를 제약하는 법이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인권위원회가 낸 의견과 비슷한 내용이다. 당시 인권위는 개정안에 대해 "통신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개인정보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영장주의에도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었다.
인기협은 일단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정보 등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수사기관(경찰, 검찰, 국정원 등)이 요청할 수 있게 한 부분이 프라이버시의 침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실시간 위치추적이 가능해지게 만드는 독소조항으로, 영장주의를 강화한다 하더라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수사기관이 사업자로부터 사용자의 통신관련 자료를 건네받은 경우, 이를 당사자에게 통지할 의무를 수사기관이 아니라 사업자에게 부과하도록 바꾸는 부분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때 국가기관이 이를 당사자에게 알리는 것은 최소한의 의무이며, 이를 민간 사업자에게 전가하면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감청에 필요한 설비를 갖추기 위한 비용을 국가가 아닌 사업자가 일부 부담하게 한 부분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감청설비를 하지 않으면 시장에 진입할 수 없게 되니 신규 사업자에 대한 '진입장벽'을 만드는 셈이며, 이는 사회 전반에 걸친 전기통신사업, 첨단 IT 사업의 활성화를 크게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이를 갖추지 않았을 경우 10억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매년 부과할 수 있게 만든 부분은 지나친 행정 벌칙이라고 강조했다.
'전기통신사업자는 1년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동안 통신사실확인자료를 보관하여야 한다'는 조항도 위헌적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이는 '수집된 개인정보는 그 이용목적을 달성한 경우 지체 없이 파기하여야 한다'고 명시된 정보통신망법과도 상충된다고 덧붙였다.
여야는 통비법 개정안을 4월 임시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