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통비법안 여전히 문제 많다"

인권위, "통비법안 여전히 문제 많다"

장웅조 기자
2009.02.27 17:04

27일 수정 재차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 이하 인권위)는 27일 한나라당이 발의한 '통신비밀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통비법 개정안)'에 대해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며 상당 조항을 삭제하거나 수정하라고 권고했다.

통비법은 지난 25일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직권상정으로 상임위에 안건상정 해 국회 처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인권위는 이한성 의원(한나라당)이 지난해 10월 30일 대표발의한 통비법 개정안에 대해 "17대 국회에 제출됐다 폐기된 안과 거의 동일한 내용의 법률안"이라고 평가하고, 2007년에도 종전 개정안에 대해 "통신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개인정보 등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영장주의에도 위반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 표명을 했었다고 밝혔다.

즉, '안 된다고 했는데 왜 똑같은 안을 다시 제출하느냐'는 질책인 셈이다.

인권위가 문제로 지적한 부분은 크게 4가지이다. △통신사실 확인자료에 위치정보를 추가하고△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사실 통지의무를 신설하며 △통신제한조치(감청) 집행에 필요한 장비 구비를 전기통신사업자(이하 사업자)에 의무화하고 △사업자의 통신사실 확인자료 보관 의무를 규정한 부분이다.

여기서 '통신사실 확인자료'란 인터넷 로그 기록, 이동전화 송수신 기록, 유·무선 통화기록 등 통신사업자가 보관하고 있는 자료 중에서 수사기관(경찰, 검찰, 국정원 등)이 요구할 수 있는 대상이 되는 자료를 말한다.

인권위는 휴대용 개인 단말기의 위치정보를 통신사실 확인자료에 추가하게 되면 "개인의 모든 위치정보가 수사기관 등에 무차별 노출될 수 있어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다"며 해당 부분을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수사기관이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사업자로부터 건네받은 경우, 이를 통지할 의무를 수사기관이 아니라 사업자에게 부과하도록 바꾸는 부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가의 의무를 민간 사업자에게 부당하게 전가해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국민의 알권리와 자기정보관리통제권을 최대한 보장하려는 통지제도의 취지를 반감케 한다는 것이다.

통신제한조치(감청) 집행에 필요한 장비 등을 사업자에게 의무적으로 구비하게 하자는 내용도 삭제하거나 수정하라고 권고했다.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이 국민의 일상적 사생활을 상시적으로 감시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해, 개인의 프라이버시권을 크게 위축시킨다는 것. 사업자에 의한 악용과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자에게 통신사실 확인자료 보관 의무를 부여한 부분도 개인 정보보호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범죄를 해결하겠다며 일반인 통신기록을 최대 1년간 보관케 하면 통비법의 제정 취지에 어긋난다는 것. 이는 현재 입법추진 중인 개인정보 보호법안과도 배치되며,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도 지적했다.

인권위는 "국민의 통신의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보장을 위해 통신제한조치(감청)에 대한 사전적·사후적 통제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개정안은 관련 규정을 통비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도록 삭제 또는 수정·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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