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생각을 많이 하기 위해서라고 답하고 싶다. 지식을 얻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책을 통해서 생각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설을, 특히 외국소설을 읽기를 좋아한다. 철학 미술 등을 전공한 작가들을 선호한다. 연애가 주제면 훨씬 더 읽기 편하다.
아주 가끔 어려운 책도 읽지만 정말 가뭄에 콩나듯이다. 그래서 우리집 책장의 중앙은 소설책이 대부분이고 경제 경영서적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있어봐야 구석에 밀려있다.
책이 좋은 것은 생각하는 연습을 시킨다는 점이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생각을 하다보면 평상시에도 조금씩 생각하는 버릇이 생기게 된다. 드라마를 보면서도 그렇다. 아무런 생각없이 시간만 뺐는다고 해서 '바보상자'의 대표격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최근 드라마를 보면 배울게 너무나도 많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선덕여왕'을 보면 대사들이 정말 장난아니다. '사람을 얻어야 한다'는 대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다. 월식과 관련, 자연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면서 사단이 난다는 미실의 얘기며, 미실에 맞서는 유신랑이 '두려움이 문제'라면서 '두려워하기 전에 먼저 분노해야 한다'는 멘트도 기억에 남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긴 장면은 아역 덕만(남지현 분)이 산채에 잡혔을 때 살아남기 위해 기우제를 지내는 대목이다. 몇날 며칠을 절하면서 지쳐 쓰러졌는데도 비가 오지 않자, 덕만은 이번엔 땅을 파면 물이 나올꺼라면 흙을 파헤친다. 산채 두목은 노력이 가상하다며 덕만은 풀어주고, 천명공주는 옥사에 가둔다.
천명이 풀려나는 덕만을 잡고 '너만 가냐, 나도 데리고 가달라'고 애원할때 덕만은 "네가 무엇을 했냐'며 천명을 밀친다. 살아야 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야할 이유가 있기 때문에, 가만히 앉자 죽을 수가 없기 때문에, 미친듯이 무슨 짓이든 했다는 내용의 덕만의 멘트. '선덕여왕'하면 그 장면이 떠오른다.
물론 그런 행동이 정답이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안달복달하지 않고 묵묵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후일을 도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끝났다고 모두 좌절할 순간에 터져나온 그 에너지는 감명받기에 충분했다. 남지현의 연기가 쏙 맘에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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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끝난 '찬란한 유산'도 마찬가지다. 그야말로 권선징악이지만 '착하게 사는 게 경쟁력이며, 오히려 자신에게 가장 편한 삶'이라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된다. 선우환을 사랑하는 승미를 보면서는 자신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상대방에 대한 사랑은 한갖 모래성과 같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는다.
백미는 그래도 고은성에서 나온다. 회사를 유산으로 받으라는 할머니의 강요에 은성은 "돈은 받겠지만 회사는 받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일단 회사를 받은 뒤 팔면 돈으로 바뀔텐데, 그게 그거지 뭐가 다르냐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은성은 뛰어난 기업인 만큼이나 회사에 대한 이해가 크고 높다.
주위에 한 기업인을 존경하는 한 선배가 있다. 그 선배가 그 기업인을 존경하게 된 단 하나의 멘트가 있다. 그 멘트는 바로 '회사를 하면서 돈까지 바라면 안되죠'라고 한다. 이 멘트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