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온실가스 목표관리제와 배출권거래제의 조화

[기고]온실가스 목표관리제와 배출권거래제의 조화

조용성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2010.11.26 10:05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BAU)을 30% 감축하기 위해 470개 사업장을 지정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배출량 또는 에너지사용량을 규제하는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 거래 수단을 적용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법안도 입법예고 됐다. 두 제도 모두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저감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서로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는 제도들이 동시에 적용될 경우 많은 혼선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는 기업이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한정하고 그 결과를 평가해 이행하지 못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대표적인 명령과 통제방식이다. 정책 집행이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장점 외에도 정부는 얻기 힘든 기업 차원의 온실가스 배출량 혹은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를 토대로 추가적인 정책 수립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목표보다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해도 그에 따르는 보상이 없고 설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해도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만 납부하면 되기 때문에 목표 달성에 대한 강한 동기부여가 없다. 이로 인해 온실가스 감축 기술개발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도에서는 거래제 참여 기업이 초과 감축한 탄소 배출권을 탄소시장에서 판매해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다. 참여 기업 외에 다른 부문에서 감축한 탄소감축량도 정부에서 인증을 받을 경우 탄소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어 사회 전 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사업이 활성화 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2005년도부터 산업과 발전부문을 대상으로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해 현재 2단계 거래제를 운영 중이다.

목표관리제와 배출권거래제 모두 각각의 장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다른 방법보다 무조건 우월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동일한 기업에 대해 두 제도를 동시에 적용하는 것은 중복규제 논란을 불러올 여지가 크며 국가경쟁력의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아울러 두 제도 모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수단일 뿐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국가가 설정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함과 동시에 기업의 온실가스 저감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두 제도에 대한 지혜로운 타협점 모색이 필요하다.

이미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를 통해 배출총량 온실가스 규제의 기반을 마련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측정·보고·검증지침, 온실가스 종합정보시스템 등 각종 인프라가 마련돼 있다.

따라서 목표관리제를 징검다리로 활용해 탄소배출권거래제로 진화하는 경우 이미 배출량 감축목표를 부여받은 기업 입장에서는 배출권의 거래라는 이행수단을 추가로 받게 돼 부담이 경감된다. 그리고 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기술개발이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정부는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는 기업은 목표관리제 대상에서 제외해 혼란을 예방하고, 산업계가 선도적으로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산업화 시대에는 따라잡기 전략으로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가 새로운 저탄소 시대를 맞이해 세계를 선도하는 탄소선진국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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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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