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추진…"국민 300명·사업자 30곳 이상에 고발권 부여"(종합)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추진…"국민 300명·사업자 30곳 이상에 고발권 부여"(종합)

세종=박광범 기자
2026.03.31 15:27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46년 간 유지해 온 '전속고발권'의 폐지를 추진한다. 국민 300명 이상이나 사업자 30곳 이상에 고발권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과 감사원 등 4개 기관에만 부여됐던 고발요청권도 부처와 지방정부 등 사실상 모든 국가기관에 확대 부여한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주권 정부의 공정위는 전속고발제를 전면 폐지하는 방향으로 개선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속고발권은 공정위 소관 법률 13개 중 형벌이 존재하는 6개 법률 관련 사건에 대해선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6개 법률은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법 △표시광고법이다.

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고발을 오직 공정위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인데, 이를 두고 공정위가 적극적으로 고발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반복돼 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정위가 조사하고도 시간을 질질 끌다가 혐의가 없다고 덮어버릴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결국 공정위가 권한을 독점하고 있다 보니 '봐주기 할 권한'까지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제시한 전속고발권 개편 방안의 큰 줄기는 국민·기업에 고발권을 부여하고 현재 4개 기관만 가진 공정위에 대한 고발요청권을 모든 부처 및 지방정부로 확대하는 것이다.

먼저 국민과 민간 기업에 고발권을 돌려준다. 공정위 고발이 없더라도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나 사업자가 수사기관에 공정거래 위반 행위와 관련해 직접 고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다만 블랙 컨슈머나 경쟁사업자의 악의적 고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는 만큼,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조건으로 국민 300명 이상, 사업자 30개 이상을 제시했다.

현재 검찰과 감사원, 중소벤처기업부, 조달청 등 4개 기관에만 주어진 고발요청권을 사실상 모든 국가기관에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부·처·청·위원회 등 50개 중앙행정기관은 물론, 17개 광역자치단체와 226개 기초 지방정부 모두에 고발요청권을 준다는 계획이다.

해당 기관이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하면 공정위는 무조건 고발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있다. 공정위가 독점한 공정거래 관련 고발권을 사실상 모든 정부기관과 공유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지방정부에 고발요청권이 아닌 고발권을 주는 방향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고발요청권 대상을 지방정부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정위안에 대해 "왜 요청권으로 제한해야 하냐"며 "약간 우회만 하는 것일뿐 모든 고발은 반드시 공정위를 통해서만 해야 한다는 이념이 관철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향후 이해관계자 및 관계부처 의견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전속고발권 개편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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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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