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까지 온실가스 30% 감축 등 자발적 감축 노력 홍보해 선진-개도국 가교
"기후 변화는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결정적 문제다. 칸쿤 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 체제가 붕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제1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6)에서 우리 정부의 실무협상 공동대표를 맡은 김찬우 환경부 국제협력관의 회의에 임하는 각오다. 정부는 7~10일(현지시간) 열리는 COP16 고위급 회의에 이만의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각 부처 실무자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을 파견했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하는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또 지난 4월 '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하고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도'를 도입키로 하는 등 온실가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기반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합의된 교토의정서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아 제1차 공약기간(2008~2012년) 의무감축국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경제규모나 세계 9위에 달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을 감안한다면 더 이상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의무감축국이 아닌 나라는 한국과 멕시코뿐이다. 이러한 따가운 시선을 감안해 정부는 이번 총회에서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정책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중점 홍보하는데 힘 쓸 계획이다.
특히 한국은 실무 협상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고충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격이란 평가다. 지난번 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도 이 같은 역할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총회에서는 선진국과 개도국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며 합의도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개도국도 구속력 있는 감축 목표를 제시하라고 촉구하는 반면 개도국은 지구 온난화의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선진국 먼저 온실가스를 줄이라며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김 협력관은 "교토의정서를 바라보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이 여전히 달라 이번 회의에서는 '포스트 2012 체제'라는 큰 틀 합의보다 협상 타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총회는 온실가스 규제에 대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기보다 내년 총회를 앞두고 협상의 틀을 유지하면서 타결을 위한 기반을 만드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교토의정서 1차 공약기간 만료시점이 2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내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릴 17차 총회의 기초가 될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회에서 제대로 된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국가들이 절박감을 갖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