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금 369.3조>예산 309조...'06년 이후 기금이 예산 보다 많아
기금 운용 규모가 정부 예산안보다 많은 비정상적 재정운용이 내년에도 6년째 지속된다.
이는 일반 재정으로 시행해야 할 국책 사업을 현실적 제약이 많은 예산을 통하기보다 자금 확보가 상대적으로 쉬운 기금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역시 각 상임위를 통해 기금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이 같은 방만한 기금 운용을 눈감아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2011년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의 기금 운용 규모는 정부 예산안 309조567억원보다 60조2589억원 많은 369조3156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참여정부 때인 2006년 이후 6년째 예산보다 기금 규모가 더 많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
전날 국회를 통과한 내년 기금운용 규모는 당초 국회 논의를 거치면서 정부안인 371조3685억원에서 2조528억원 삭감됐다. 공공자금관리기금 등 8개 기금에서 2조6357억원이 감액됐고,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 등 4개 기금에서 5829억원이 증액된 것. 나머지 52개 기금은 정부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기금은 외환시장안정, 국민주택지원, 농가 쌀소득 보전 등 특정한 목적을 위해 운용하는 재정자금으로 예산과 별도로 설치·운용된다. 현재 정부가 운용하고 있는 기금은 64개에 달한다.
정부 예산보다 기금 운용 규모가 많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기금이 예산과 달리 일종의 쌈짓돈이란 인식이 파다하게 퍼져있기 때문이다. 기금운용계획은 지난 2002년부터 국회 의결을 거치게 돼있다. 하지만 민감한 정부 예산안에 비해 기금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한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점이 방만한 기금 운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회 각 상임위원회 역시 기금을 활용할수록 권한이 더 커지기 때문에 총론에서는 기금을 적절한 규모로 운용해야 한다고 판단하지만 실제 심사에서는 기금운용규모를 굳이 엄격하게 제약하려 하지 않고 있다.
임주영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국가 재정으로 시행해야 할 사업을 본예산이 늘어나니까 기금으로 떠넘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기금 규모의 지나친 확대는 국가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반 재정 사업을 기금으로 떠넘기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산보다 느슨한 기금 심사·의결도 방만한 기금 운용을 야기하는 원인"이라며 "정부 예산안 보다 기금이 많은 구조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의결 결과, 정부안보다 줄어든 기금은 △공공자금관리기금(-2조3587억원) △외국환평형기금(-1000억원) △쌀소득보전변동직접지불기금(-1086억원) △자유무역협정이행지원기금(-250억원) △국민주택기금(-335억원) △공적자금상환기금(400만원) 등 8개 기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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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5797억원) △문화예술진흥기금(6억원) △응급의료기금(11억원) △여성발전기금(15억원) 등 4개 기금은 증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