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가 겪은 FTA 그리고 희망

[기고]우리가 겪은 FTA 그리고 희망

유만현 일심글로발 대표
2011.01.28 10:51

오랜 기간의 협상과 우여곡절 끝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유럽연합(EU) 협상이 타결돼 국회 비준과 발효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FTA 시대를 맞아 각계각층에서 '기대 반 걱정 반'의 다양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에게 FTA는 분명한 희망이다.

생활용 섬유제품을 유럽 등으로 수출하고 있는 우리 회사는 이미 2005년 12월 발효된 한·유럽자유무역연합(EFTA) FTA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첫째, 무관세 혜택으로 해당지역 바이어들의 우리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섬유류 제품의 기본 관세율은 12%지만 실제 중량 기준 현지 지역 관세율은 30%에 육박했다. 그러나 FTA가 발효돼 관세가 철폐되면서 우리 제품은 순식간에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둘째, FTA를 통해 업무효율이 좋아졌고 상호 신뢰가 증진됐다. 대개 FTA가 체결되면 관세율이 없어지는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이외에도 많은 장점들이 있다.

해외에 수출을 하게 되면 서류를 보내고 통관을 마칠 때까지 보통 1주일에서 10일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FTA 체결 이후에는 현지 세관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먼저 통관을 진행시켜주고 추후 서류를 제출받는 것으로 통관절차를 간소화했다. 이는 해당 바이어들에게 금전·사업적으로 많은 혜택을 제공, 우리 제품을 선호하게 만들었다.

셋째, 유형무형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중국산 저가제품에 대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개선돼 해당 지역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 중국으로의 구매선 변경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피할 수 있었다.

4개국 1300만명의 인구를 가진 EFTA와의 FTA로도 이 같은 많은 혜택이 발생했다면 5억 인구를 상회하는 EU와의 FTA 효과는 차원이 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한·EU FTA가 본격 발효되면 그동안 저가 제품을 찾아 중국으로 떠났던 유럽 각국의 바이어들로부터 수많은 거래요청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중소기업들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회사도 생산원가를 15% 줄이는 것을 목표로 생산 공정 자동화에 나섰다. 섬유제품 12%의 관세 철폐에 생산 공정 자동화를 통해 추가로 15%의 비용절감에 나서겠다는 것.

이와 함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을 지닌 제품 개발에도 나서야 한다. 단순히 관세율 철폐에 따른 매출 증대에 안주하기보다 중국 제품과 비슷한 가격에 혁신적인 품질을 가진 제품으로 경쟁하기 위한 것이다.

한·미 FTA 역시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회사만 해도 지금껏 중국산과의 가격 격차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포기하다 시피 했다. 하지만 한·미 FTA를 통해 10%의 관세가 절감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 FTA를 계기로 본격적인 미주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중소 수출업체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와 끊임없는 인건비 상승으로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FTA 시대가 열리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얘기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들에게 관세 10% 혹은 12% 절감은 가격 경쟁력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물론 몇몇 분야 중소기업은 FTA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FTA에 따른 사회 전체적인 실익이 크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다만 FTA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라도 피해를 입을 기업과 농촌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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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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