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직접 통제한다

정부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직접 통제한다

김경환 기자, 박종진
2011.05.09 09:37

쇄신 TF, 금감원 재제·감독 방안 논의, 정부가 예산·인원 등 관리…감독기능 분산도 검토

정부가 금융감독원을 공공기관으로 다시 지정하고 감독 기능을 분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09년 금융위원회의 요청으로 금감원을 기타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했다. 그러나 금감원이 저축은행 부실을 방치하는 과정에서 감독기관과 금융기관의 유착이라는 심각한 도덕 불감증이 드러남에 따라 더 이상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9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를 총리실에서 주관할 '금융감독 쇄신 태스크포스(TF)'에서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에 대해 아직 공식 논의되거나 결정된 것은 없지만, 쇄신 TF에서 다른 방안들과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부도 금융위의 요청이 있을 경우 언제든 금감원을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금융위의 요청이 있을 경우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할 것"이라며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개최하면 곧바로 금감원을 다시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과 같은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것이지만 보다 강력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을 경우 보다 엄격한 감독을 받는 준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정부가 임금과 정원, 조직운영, 예산 등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또 정부가 매년 경영평가를 실시해 평가가 나쁘면 임직원 성과급을 깎거나 기관장에게 사퇴 권고를 하는 등 강한 관리 감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금감원은 지난 2009년까지는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있었다. 그러나 금융감독 기관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금융위의 요청을 받아들여 금감원을 기타 공공기관에서 해제했다.

하지만 이는 금감원을 독점적 조사 권한을 갖는 '갑중의 갑'으로 거듭나게 만들었다. 막강한 권한을 갖지만 별다른 견제를 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조직으로 거듭난 것. 실제로 금감원 직원들은 평균 9000만원에 가까운 높은 평균 연봉과 은퇴 후 은행이나 증권사 감사로 나가면서 노후도 보장받았다. 이러한 낙하산은 금감원과 금융기관 간 유착을 만드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조차 금융기관을 조사하려면 금감원에 요청해 동의를 받아야 하는 기이한 구조도 이때 탄생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앙은행이 검사권을 갖지 못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 등 전 세계 세 나라뿐"이라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과 동시에 감독 기능을 한국은행 등으로 분산하는 방안과 금융기관 낙하산 인사 금지 등도 '쇄신 TF'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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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환 경제부장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입니다. 치우치지 않고 사안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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