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위, 가계부채 위험 평가 스트레스테스트 공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빚을 내 집을 산 뒤 어려움을 겪는 소위 '하우스푸어' 규모를 약 10만 가구로 추산했다. 금융당국이 하우스푸어 숫자를 공식 언급한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당장 급격한 채무불이행이 발생하거나 금융회사로 부실이 전이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전국 주택가격이 평균 20% 하락하면 빚을 못 갚을 처지에 몰리는 가구 수가 최대 14만7000가구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은행이 입는 타격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30일 금융연구원 등과 함께 '가계부채 미시구조 분석과 해법'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올해 9월을 기준으로 매입가 대비 아파트 가격이 10% 이상 하락한 가구 수는 약 16만7000 가구로 이중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가구 수는 약 9만8000가구"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1750만 가구의 0.56%, 금융대출을 보유한 981만6000가구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 위원장은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상황, 연체율, 금융자산 보유를 통한 채무상환능력 등을 함께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더라도 지금 당장 긴급한 조치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앞으로 예기치 못한 상황변화에 대비해 해외 사례를 분석하는 등 상정 가능한 모든 방안을 고려해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가계부채 위험 평가 스트레스테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1년3월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상환액이 경상소득의 60%를 초과하는 '잠재적 위험 가구'는 약 56만9000가구로 집계됐다. 이들 가구의 금융대출 규모는 149조5000억원(신용대출 포함)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 평가액과 금융자산 규모 등을 따져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가구를 따로 추리면 최대 10만1000가구, 금융대출은 최대 47조5000억원 수준이다. 벌어서 빚 갚는 데만 60% 넘게 쓰고 있으면서 집값과 금융자산을 감안해도 빚이 과다한 '하우스푸어'가 10만 가구 정도인 셈이다. 이 수치는 아파트 가격이 10% 이상 하락한 가구 수와도 규모가 비슷하다.
기준시점 대비 집값이 20% 떨어졌다고 가정하면 이 같은 고위험가구는 14만7000가구까지 급증한다. 금융권 손실규모는 16조6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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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실 전체를 은행권이 부담한다고 가정해도 BIS(국제결제은행)자기자본비율은 최대 1.4%포인트 하락에 그친다. 자체 자기자본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은 괜찮지만 자기자본 대비 과도한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제2금융권 금융회사의 경우 부도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충격도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최근 기준금리 인하 등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금리상승에 따른 충격 가능성이 낮다. 실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올랐을 때 금융대출을 보유한 가구를 기준으로 잠재적인 위험금액을 산정하면 평균 3600억원 잠재적 손실이 증가한다.
또 지난 6월 말 기준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고 있는 다중채무자는 약 316만명(총가계차주의 18.3%)이며 대출 총액은 약 279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30일 이상 연체를 하고 있는 차주는 36만2000명으로 다중채무자의 11.5%(연체차주비중)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연간 소득 2000만원 이하 저소득층 중 다중채무 연체차주비중이 34.6%에 달했다. 일단 다중채무를 진 저소득층은 결국 3명 중 1명이 빚을 못 갚게 되는 셈이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고령층이 가장 위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주택경기가 좋을 때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아 집을 산 탓이다. 고령층의 소득대비 부채비율(LTI)은 200%를 넘었다.
가계부채 문제의 또 다른 뇌관인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 3월 현재 350조원으로 추산된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부채규모는 1억원이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제2금융 대출액 비중이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해 44%에 이른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자영업자 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은 1인당 부채 규모의 확대 보다는 자영업자 수 자체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과밀업종에 신규진입을 최대한 억제하고 제2금융 대출금 비중이 높은 고비용 구조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