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18대때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법 추진...금융위 '결사반대의 추억'

허태열 전 새누리당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18일 내정되자 금융위원회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허 전 의원과의 '악연' 탓이다.
허 전 의원은 지난 18대 국회에서 금융위원회의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정무위 최대 이슈는 저축은행 사태였다. 2011년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구조조정으로 5000만원 초과 예금자들과 후순위채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허 전 의원의 지역구(부산 북구·강서구을)인 부산은 부산저축은행의 퇴출로 피해자가 집중돼 있었다. 허 전 의원은 부산지역 대표 주자이자 정무위원장으로서 저축은행 피해구제 특별법을 강력히 추진했다.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피해액 중 55% 정도를 정부가 보상토록 하는 내용이었다.
이때 금융위원회는 이 법안을 완강히 반대했다. 현행 법 테두리를 뛰어넘는 피해 보상은 형평성에도 어긋날 뿐더러 투자에 대한 책임을 원칙으로 하는 시장경제의 기본 질서를 흔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당시 언론 인터뷰 등에서 "(국회가 추진하는) 저축은행 피해보상 대책은 채권자 평등원칙이나 부분예금보장제도, 자기투자책임 원칙 등 금융시장의 기본질서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논란 속에 결국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 특별법은 무산됐다. 허 전 의원은 공교롭게 직후 이어진 제19대 총선에서 불출마하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지역 민심이 돌아선 영향이 컸다.
박근혜 정부 내에 금융 전문가가 별로 없는 가운데 비서실장마저 금융당국에 섭섭한 마음이 있다면 금융위원회로서는 입장이 난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법 추진 당시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금융당국의 입장을 밝혔던 것"이라며 "허 비서실장 내정자가 이해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허 전 의원의 제19대 국회 진출 실패의 직접적 원인이 동생의 공천헌금 문제였다는 점에서 금융당국과 '불편한' 관계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허 전 의원은 공천 심사 과정에서 동생이 공천헌금 5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총선에 불출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전 의원의 동생은 지난해 8월 1심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