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요청했지만 75.7억 만···'특수활동비'는 삭감 없이 유지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전재국 시공사 대표의 '블루아도니스', 이수영 OCI 회장의 '리치몬드포레스트매니지먼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아들 김선용 씨의 '노블에셋'.
모두 대재산가이자 사회지도층으로 여겨지는 인물들과 이들이 해외로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조세피난처에 만든 페이퍼컴퍼니 상호들이다. 이들이 '유령회사'를 통해 얼마나 많은 자금을 빼돌렸는지 아직 확실치 않다. 모두 국내법이 미치지 않는 해외에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의 자금을 해외로 들고 나갔는지에 대한 현지 정보수집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관련 예산을 오히려 예년보다 축소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1억 늘려 달랬더니…4.3억 깎아버린 기재부= 6일 국회와 국세청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국세청의 역외탈세 적발 관련 예산을 내년에 75억7000억원으로 편성했다. 국세청이 올해 요구한 80억원보다 4억3000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올해 예산(79억원)과 비교해서 4.2% 감소했다.
국세청의 역외탈세 관련 추징액은 2008년 1503억원에서 2009년 1801억원, 2010년 5019억원으로 증가했고 역외탈세담당관실을 창설한 2011년엔 9637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12년 8258억원으로 추징액이 줄더니 올해 상반기까지 추징액(4188억원)도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국세청에 배정된 역외탈세 관련 예산도 2012년 78억 원에서 올해 79억 원으로 1억 원 증가하는데 그쳐 추징액과 비례해 정체다.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역외탈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추징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라며 "정부가 세출 구조조정을 한다는 명분으로 꼭 필요한 예산까지 깎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특수활동비는 동결…"그나마 다행"= 국세청이 올해 역외탈세와 관련해 요청한 80억원의 예산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특수활동비'(46억원)다.
특수활동비는 영수증이 필요 없이 쓸 수 있는 조사 자금으로 국내 거주자의 비밀계좌나 금융거래 내역 상세본 등을 비밀리에 입수할 때 쓰인다.
독자들의 PICK!
국세청은 지난해에도 홍콩에서 현지 'PI(Private Investigator)'를 통해 탈세 자료를 입수, 1000억 원대의 소득 탈루 혐의를 잡아 200억 원이 넘는 세금을 추징하기도 했다. 여기에 특수활동비가 요긴하게 쓰였다. 역외탈세 관련 전체 예산이 깎인 가운데서도 이 특수활동비는 요청대로 유지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출 예산을 줄이는 과정에서 역외탈세 예산도 삭감됐다"며 "다만 특수활동비는 요청대로 유지된 것은 의미가 있다. 그 중요성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세청이 요청했던 국외여비 22억 원과 특정업무경지 11억 원, 업무추진비 4000만 원은 각각 약 10%씩 일괄 삭감됐다. 이 관계자는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올려 줄지 모르나 현재는 정부 예산안 중심으로 내년도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며 "5일 출장 계획은 4일로 줄이는 등의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