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 지원이 아니라 정권 맞춤형 보여주기식 제도다"
"기술을 평가하기도 쉽지 않은데 은행에 실적만 올리라고 한다"
오는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를 앞두고 총액한도대출 제도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초 총액한도대출 한도를 9조원에서 3조원 증액하고 기술형 창업지원한도를 신설한 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실효성' 논란으로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총액한도대출은 이름부터 난해하다. 한은이 은행에 자금을 일부 지원해 은행이 중소기업이나 영세자영업자 등에 저리로 대출을 해주도록 한 일종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이다. 기술형 창업지원한도는 특히 창립 7년 이내의 중소기업 가운데 공인된 고급기술을 갖고 있거나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정치권에선 영세자영업자와 기술형 창업기업 지원실적이 한도의 10%에도 못 미치고, 대출금리도 일반 은행대출에 비해 낮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은행권에선 기술형 창업기업을 찾기도, 이들의 기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도 쉽지 않은데 한은에서 실적만 요구한다고 불평한다.
한은은 제도개선을 통해 점차 자리를 잡아나갈 것이라며 섣부른 평가를 경계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 제도는 사실 올해 4월부터 한은 스스로 논란거리가 될 소지를 제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정치권과 합세해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가했다. 한은은 그러나 4월 금리동결을 밀고 나갔고 동시에 총액한도대출 카드를 내밀었다.
당시 시장에선 한은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 대신 '면피용'이라도 만들기 위해 총액한도대출 제도를 손봤다는 의혹이 일었다. 굳이 같은 날 총액한도대출 제도개편을 발표한 것도 그렇고 창조경제를 내세운 정권의 구미에 맞는 '기술형 창업지원제도'를 들고 나온 것도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한은은 결국 5월에 기준금리를 0.25%p 내렸다. 한은의 금리결정을 둘러싸고 갖가지 의혹이 일자 한 금통위원은 기자들과 비공개 만남을 자처해 "총액한도대출은 필요한 곳에 유동성을 선별 공급하는 제도로 제가 오랫동안 한도 증액을 주장해왔고 이제야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같은 해명대로 통화정책을 둘러싼 논란과 무관하게 총액한도대출의 개편을 검토해왔고 충분히 준비해 시의적절하게 시행한 것이라면 제도가 왜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아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