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에너지 '자립섬' 가사도에 가보니..

[르포]에너지 '자립섬' 가사도에 가보니..

진도(전남)=이동우 기자
2015.06.02 15:48

한국전력,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사업…연간 3억2000만원 운영비 절감효과

가사도 전경 / 사진=이동우 기자
가사도 전경 / 사진=이동우 기자

지난 29일 전라남도 진도 가학항에서 배를 타고 15분뒤 도착한 '가사도'. 고요한 섬 주변에는 가볍게 방파제를 두드리는 듯 파도소리만 들려왔다. 멀리 산 중턱에 보이는 커다란 풍차는 입도를 환영하는 듯이 긴 날개가 돌아갔다. 불과 지난해까지 시끄러운 소음과 연기 나는 디젤 발전으로 전력을 충당했다는 것이 상상되지 않는 풍경이었다.

선착장 옆의 언덕길을 따라 마이크로그리드(MG) 센터로 들어서니, 운영시스템(EMS)을 통해 가사도의 총 전력소비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일목요연하게 표시됐다. '디젤 0.0kW(킬로와트), 태양광 1단지 62.1kW, 태양광 2단지 45.3kW…' 유난히 내리쬐는 햇볕 덕분인지 섬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는 디젤 발전기를 돌리지 않고도 충분할 정도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었다.

가사도 마이크로그리드센터 운영시스템의 모습 / 사진제공=한국전력
가사도 마이크로그리드센터 운영시스템의 모습 / 사진제공=한국전력

한국전력은 지난해 9월부터 가사도를 마이크로그리드가 적용된 친환경 에너지자립섬으로 운영하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MG)는 소규모 지역에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이용해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소규모 전력공급 시스템은 기존의 디젤 발전을 대체한다. 168가구에 286명의 주민이 사는 작은 섬마을이 에너지 자립에 성공한 것이다.

그간 디젤 발전기를 사용했던 가사도는 전력 공급 과정에, 연간 7억원 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MG를 구축한 이후 약 6개월간 1억5000만원에 이르는 유류비 절감이 이뤄졌다. 연간 운영비는 총 3억2000만원이 절감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계산을 도입할 경우 16년 뒤에는 가사도에 투입된 비용의 회수가 가능하다.

가사도의 EMS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 시설이 생산한 전력이 남을 때는 이를 ESS에 저장하고, 반대로 전력이 부족하면 ESS에 저장된 에너지를 끌어내 사용토록 한다. ESS 용량은 3MW(메가와트)로, 100% 충전시 가사도 전체 가구가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MG 센터 운영시스템은 섬 전체의 에너지 수요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그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작업을 능동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송일근 한국전력 MG연구사업단 처장은 "MG를 통한 에너지자립섬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확한 설계 및 엔지니어링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그래야만 이윤과 적자를 정확히 예측해 효율적인 운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사도에 MG가 구축된 이후 주민들의 삶도 달라졌다. 평소에는 불안정안 전력 공급으로 인해 꿈도 꾸지 못했던, 양식 사업이 가능해졌다. 전복 양식의 경우 육상에서 새끼 전복을 3~4cm까지 키워 바다로 내보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한 전력이 MG를 통한 안정적인 전력공급으로 가능해 진 것이다. 디젤 발전기에서 발생하던 소음과 대기 오염이 사라진 것은 덤이다.

가사도에 설치된 수상 태양광발전기 / 사진제공=한국전력
가사도에 설치된 수상 태양광발전기 / 사진제공=한국전력

한전은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가사도 모델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울릉도에 태양광과 풍력을 더해 수력과 지열까지 동원하는 에너지자립섬 사업에 착수하는 동시에, 전국 87개 도서 지역에 MG를 구축한다.

가사도 MG 사업을 통한, 궁극적인 목표는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이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독립형 MG 운영 시스템을 외국으로 수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2017년까지 캐나다의 '파워스트림(PowerStream)' 사와 MG 실증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지역 전력사업 진출을 위한 소규모 MG 기술 현지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송 처장은 "미래 먹거리로서 독립형 MG에 전세계적으로 큰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사도의 성공적인 운영 경험은 향후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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