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지난해 고액현금거래 '1만건' 열람, 통보는 '0건'…1억원이상은 탈루 소지있어 미통보
내년부터 국세청이 고액 현금 거래자들의 거래정보를 열람 한 뒤 1억미만 거래자에는 정보열람사실을 10일내 통보한다. 국세청이 납세자의 사생활 침해 등을 막고 납세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다만 1억이상 거래자들의 경우 탈루은닉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통보를 1년까지 유예하는 기존입장을 유지하기로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17일 "국세청이 금융거래정보(FIU)를 이용할 때 개인납세자에게 통보하는 내부기준을 마련중"이라며 "통보유예기준을 금액별로 차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국세청이 FIU로부터 2000만원 이상의 현금거래(CTR)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면서 고액현금거래 정보를 세무조사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국세청이 지난해 탈루 혐의자들로부터 추징한 부과세액은 2조3518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3785억원보다 540.1%나 급증한 금액이다.
현행법상 FIU는 정부기관에 개인 금융정보를 제공할 때 정보가 악용되거나 사생활 침해 우려를 줄이기 위해 금융고객 당사자에게 열흘내에 정보제공 사실을 통보해야한다. 그러나 국세청은 FIU로부터 1만254개의 개인 및 법인의 금융정보 모두 '통보유예' 처리했다.
'행정절차의 진행을 방해하거나 과도하게 지연시킬 우려가 명백할 경우 최대 1년까지 통보를 유예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부 등의 증거를 은닉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세청의 행정편의에 밀려 납세자의 권익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절차의 진행을 방해하거나 과도하게 지연시킬 우려가 있을 때 1년간 유예하도록 돼 있는데 (국세청이) 너무 남용하는 것 아니냐"며 "납세자의 권익보호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따라 국세청은 통보유예기준을 금액구간별로 차등화 하는 내부지침을 마련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단발성거래 등 국세청 내부 지침에 따라 조세탈루 혐의가 포착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열람대상자에게 열람사실 통보를 유예하는 기준을 1억원이상으로 설정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현금거래 규모가 1억원이하인 사람의 금융정보를 열람할 때는 당사자에게 즉각 통보하겠다는 지침을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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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U가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고액현금거래 현황을 보면 지난해 고액현금거래 수는 860만여건에 달한다. 이중 5000만원이하가 824만9083건, 5000만원에서 1억원 미만이 24만9391건, 1억원이상은 11만13건이다. 이중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활용하는 것은 1만254건으로 전체 0.1%에 불과하다.
1억원 이하의 고액 현금거래가 98.7%, 5000만원 이하의 고액현금거래가 95.8%로 고액현금거래의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한다. 산술적으로 볼 때 국세청이 통보유예기준을 1억원 이상으로 설정할 경우 98.7%가 열람사실을 통보받아 권익을 보호받게 된다. 단 영업시간외 거래 등 국세청 내부 지침에 따른 탈루혐의 등이 포착되거나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의심거래로 보고받으면 기준금액 이하라도 열람사실 통보를 유예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단발성 거래로 5000만원 미만, 1억원미만을 거래하는 경우는 탈루의 개연성이 적다"며 "이를 (통보유예)기준으로 정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