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입법,소비세..아베노믹스의 위협요인"

"안보입법,소비세..아베노믹스의 위협요인"

도쿄(일본)=정혜윤 기자
2015.09.23 03:22

['잃어버린 20년' 일본, 부활의 현장을 가다]<에필로그>③[인터뷰]고이즈미 개혁 사령탑,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학 교수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학 교수(65)/사진=정혜윤 기자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학 교수(65)/사진=정혜윤 기자

10년 전 일본의 경제회복에 힘을 쏟았던 관료들은 지금 아베노믹스를 어떻게 평가할까.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은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에서 금융·경제재정담당상, 총무상 등을 역임하며 구조개혁을 주도한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학 교수를 어렵게 만났다. 분초를 나눠 일정을 소화할 정도로 바쁜 그는 취재진에게 일본의 민낯을 그대로 얘기했다. 점점 일본을 닮아가고 있는 한국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지난 15일 다케나카 교수가 이사회장으로 있는 일본 최대 인력파견업체인 파소나 그룹 집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머니투데이 6월18일자 1면 참조- [창간기획]'잃어버린 20년' 일본, 부활의 현장을 가다

-아베노믹스 3개의 화살을 어떻게 평가하나.

▶2013년에 시작한 아베노믹스의 첫 해 1년의 효과가 매우 컸다. 2014년 일본 주가는 57%나 올랐다. 선진국에서 볼 때 최고의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일 년 동안은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특히 디플레이션 극복이 매우 중요한데 이에 관해선 확실히 좋아졌다. 또 노동 부문 역시 일본은 완전 고용 상태다. 실업률이 3.3%로 최저 수준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세 번째 화살에 대한 평가는 아직 모르겠다고 하는데...

▶아베노믹스의 첫 번째 화살(금융완화)과 두 번째 화살(재정확대)은 경제 수요가 있기 때문에 성과가 빨리 나타난다. 그러나 세 번째 화살(성장전략)의 경우, 공급과 관련된 것이라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경향이 있다. 독일의 노동시장 개혁 역시 5~7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보통 금융 정책은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데, 성장 전략의 경우 매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해야 한다.

-아베 총리가 안보입법과 관련된 이른바 '네 번째 화살'을 너무 빨리 쐈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국회가 안전보장을 강조하면서 그 쪽으로 방향이 너무 치우쳤다. 이로 인해 경제 정책은 잘 보이지 않았다. 시장 역시 일본 경제에 대한 기대를 줄여가고 있다. 일본에서 내년에 참의원 선거가 있다. 작년에는 중의원 선거가 있었고 올해는 선거가 없는 해다. 이런 안정적인 때 아베는 안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안보입법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하니 많은 사람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물론 안보 입법과 일본 경제 성장이 관련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지금 내각은 지지율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안보 문제를 꼭 짚고 넘어가길 원한다. 그리고 10월부터 다시 경제 성장에 온 힘을 쏟으려 한다.

-안보입법 말고 아베노믹스를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이 있나.

▶소비세 인상을 들 수 있다. 작년에 소비세가 5%에서 8%로 올랐는데, 이와 관련한 마이너스 효과가 아직까지 남아 있다. 그런데 소비세 인상은 아베 이전 민주당 정권에서 결정되었던 것으로, 이건 정부 차원에서 꼭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일본과 동조화되는 한국 경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의 경제 조건은 일본과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는 부동산 버블 붕괴로 재무재표가 악화돼 나빠졌지만, 한국은 버블 붕괴가 온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사정이 전혀 다르다. 한국과 일본의 공통문제라고 하면 장기 퇴행. 투자 기회가 둘 다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과 일본 뿐 아니라 선진국들의 공통적인 문제다. 여기서 빨리 빠져나가기 위해선 이노베이션(혁신)이 필요하다. 또 규제 완화를 통해 민간 투자를 증대시켜야 한다.

-앞으로 한국과 일본 경제는 어떻게 될까.

▶지금 중국 경제가 매우 나빠지고 있다. 중국에 가장 수출을 많이 하는 첫 번째 국가가 한국이고 다음이 일본이다. 중국 경제가 나빠지면서 한국과 일본이 동일하게 마이너스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양국은 단기 정책을 써야 한다. 일본도 가을쯤에 추경(추가경정예산)을 준비할 것으로 본다.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민간 투자 기회를 증가시킬 수 있도록 경제 정책을 리셋해야 한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이 경제를 활성화시키기에 매우 좋은 시기다. 이를 잘 이용해야 한다.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 때 대담한 개혁을 통해 위기 극복을 한 것으로 안다. 정치력과 경제 회복력에 있어 시간은 좀 걸릴 수 있지만 구조개혁을 통해 경기를 다시 활성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케나카 헤이조 교수는…

히토쓰바시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일본개발은행, 대장성(大蔵省) 등에서 근무했다. 2001년 출범한 고이즈미 1차 내각에서 경제재정정책담당상과 금융담당상을 겸임했고, 2003년 고이즈미 2차 내각에서는 내각부 특명담당상과 금융경제재정상을 겸했다. 3차 내각에서는 총무상 겸 우정민영화담당상을 역임했다. 아베 내각에서도 산업경쟁력회의·국가전략특구자문회의 위원으로 활약했다. 현재 게이오대학교 종합정책학부 교수이자 글로벌시큐리티연구소장, 파소나그룹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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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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