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전력 21% 책임지는 한전, IS 위협에 비상한 관리…UAE 원전현장도 보안 격상

곳곳에 장갑차와 군병력이었다. '워리어 킹'으로 알려진 압둘라2세(Abdullah II) 국왕의 IS(이슬람국가) 공습 이후 요르단은 행여 발생할 수 있는 보복 테러에 바짝 긴장해 있었다. 암만 국제공항은 물론 시내 요소요소에는 대공무기까지 배치됐다. 긴장감 속에 22일(현지시간) 한국전력 요르단 알카트라나 발전소를 찾았다. 철조망 외벽을 철거하고 콘크리트 방호벽으로 바꾸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기저발전 사수에 집중, 비상 가동장치도 한전에=모서리마다 세워진 초소는 기존 단층이던 것을 2층으로 보강했다. 무장한 퇴역경관과 군인들이 초소에서 발전소를 지키고 있었다. 정문에는 콘크리트 방호벽을 추가로 세웠다. 모두 테러에 대한 대비 차원이다. 발전소 전역에서 삼엄함이 느껴졌다. 한전은 물론 요르단 정부가 테러 대비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요르단 정부가 알카트라나 발전소를 특별 관리하는 이유는 이 발전소가 요르단의 '기저부하발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저발전이란 상시 가동돼 해당국 발전의 기반을 이루는 발전소를 의미한다. 보통 발전원가가 가장 싼 원전 등이 기저발전의 지위를 확보하지만 요르단의 경우 가스 주력 발전소임에도 한전 발전소가 기저발전소다. 탁월한 발전 안전성과 효율 때문이다.
알카트라나발전소 한켠에는 별도 건물로 BSDG(블랙스타트디젤제너레이터)가 설치돼 있다. 요르단 정부 측이 한국전력에 직접 요청해 지어진 설비다. 거대 발전소를 돌리는데도 마중물 격으로 전기가 필요하다. 요르단 전역이 블랙아웃(정전) 상황에 놓여 발전소 가동 자체가 중단됐을때 최소한의 전기를 별도로 생산할 수 있는 발전설비가 바로 BSDG다. 한전 발전소를 시작으로 요르단 전체의 전력망이 재가동된다는 의미다.

한전은 지난 2008년 알카트라나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을 제친 쾌거다. 총 설비용량 373MW로 천연가스와 경유 두 가지를 모두 연료로 사용한다. 산유국이 아닌 요르단이 안정적인 원료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경유 대비 저렴한 천연가스가 주원료인데, 이집트에서 수입된다.
한전은 알카트라나발전소와 인근 암만발전소를 합해 총 946MW의 설비용량을 자랑한다. 요르단 전체 설비(4526MW)의 21%에 달하는 비중이다. 신준호 알카트라나법인장은 "암만에 빈번했던 정전이 한전 발전소 가동 이후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요르단은 최근 시리아 난민 등의 유입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전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요르단 내정 안정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요르단이 테러로부터 발전소를 사수하는데 집중하는 이유다.
◇UAE서도 귀하신 몸, 특수부대가 관리=한전 발전소는 인근 중동국가에서도 특별보호 대상이다. 이어 찾은 UAE(아랍에미리트연합) 정부는 한전이 건설 중인 BNPP 원전 1~4호기(총 5600MW)의 관리 시스템을 최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UAE는 기존 원전 본관을 특별관리구역으로 설정해 특별편성부대(SICPA)를 통해 관리했다. 그러나 원전 전체 권역을 SICPA가 관리하도록 했다. 허가가 없이는 누구도 출입할 수 없다. 이창목 UAE원자력본부 처장은 "현장서 긴급하게 인력이 필요해도 SICPA의 허가 없이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어 며칠을 대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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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는 한국의 1호 원전 수출국이다. 지난 2009년 수주해 아부다비 인근 바카라 지역에 한국형 원전 네 기를 차례로 짓고 있다. 직접 수출효과만 200억 달러다. 한국인 2700명과 외국인 1만6200명 등 총 1만9000여명의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이 처장은 "곧바로 청년인력을 중동에 파견할 수는 없지만 파견 인력만큼 국내서 추가로 고용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상당한 간접고용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BNPP 1호기는 2017년 5월 준공된다. 2~4호기는 각 1년씩 간격을 두고 준공될 예정이다. 현재 99.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오차 범위 안에서 정확한 스케줄로 건설이 진행된다는 의미다.
부두 등 해상공사만 UAE의 요구에 따라 현지 업체에 발주했을 뿐 주설비 건설을 현대와 삼성, 공동사업관리를 한수원 등에 발주했다. 대부분 국내 기업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했다. 설계와 기자재, 연료, 운영지원업체도 모두 국내 업체다. 이 처장은 "한전이 별도로 기자재를 발주한 180여개 업체도 모두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