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탕삼탕' 새로울 것 없는 미세먼지 대책

3일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대책은 국내 발생요인을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건강에 위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 초미세먼지(PM 2.5)를 집중 관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정부는 노후 경유차 규제, 노후 석탄발전소 폐쇄 등을 통해 2026년까지 미세먼지를 유럽의 주요 도시의 현재수준인 18㎍/㎥까지 낮출 계획이다.
◇국내 발 생요인에 대책에 ‘초점’ =서울의 미세먼지(PM10)의 오염도는 2012년 41㎍/㎥로 도쿄(21㎍/㎥), 런던(20㎍/㎥)에 비해 두 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초미세먼지(PM2.5)도 전국 26㎍/㎥, 서울 23㎍/㎥으로 WHO(세계보건기구)의 권고수준(10㎍/㎥)의 두 배를 넘는다.
정부는 그동안 미세먼지 발생에 있어 국외 영향을 30~50% 정도로 봤다. 고농도일 경우 국외 영향은 60~80%까지 상승한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편서풍 지역에 위치해 주변국으로부터 황사,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특히 미세먼지를 씻어내는 강우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편중되고 겨울과 봄에는 강수량이 적어 유럽과 같이 미세먼지 세정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의 대책은 국외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그러나 초미세먼지의 경우 국내 발생 요인이 높다고 판단해 이번 대책을 내놓게 됐다. 세계 3위의 높은 인구밀도와 함께 수도권 중심의 인구·차량 집중에 따른 도시화, 제조업 중심의 산업화로 단위면적당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수도권 미세먼지 주범은 ‘경유차’ =정부는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범’을 경유차로 봤다. 2013년 국립환경과학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는 수도권의 경우 경유차(29%), 건설기계 등(22%), 냉난방(12%)에 의해 가장 많이 발생했다. 현재 전국의 자동차 2100만대 가운데 경유차는 862만대(41%)다. 이 중 2005년 말 이전 출시된 노후 경유차는 318만대(37%)인 것으로 분석됐으며 이들이 전체 경유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량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노후 경유차량 수도권집입 규제,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확대 등 경유차에 포커스를 둔 이유다.
그러나 경유값 인상은 장기적 과제로 남겨 두기로 했다. 휘발유의 80% 수준인 경유값을 올리는 것은 환경과 산업에 미치는 영향, 관련 업계의 입장, 가격의 국제수준 등을 고려해 조정의 필요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는 조세재정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교통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수행한 후 조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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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는 사업장과 석탄화력발전소 등이 미세먼지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봤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41%)가 가장 많고 건설기계(17%), 발전소(14%) 순이다.
◇정책 실효성은 =정부의 이번 대책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그대로 내놓은 ‘재탕’ 정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중·일 환경장관회의 및 대기정책 대화를 통해 대기오염방지, 대기질 모니터링 협력, 한중 비상채널 구축, 한·중 공동 미세먼지실증사업 강화, 대기질 측정자료 공유도시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미세먼지와 함께 이산화탄소(CO2)를 줄이는 신산업 대책은 그동안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이 해왔던 내용에 살을 더하는 수준에 그쳤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진단이 제대로 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가 근거 자료로 삼은 국립환경과학원의 분석결과가 3년 전 자료라는 점에서 현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노영기 중앙대 명예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부터 밝혀내는 것”이라며 “그 후에 그에 맞는 저감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