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중기기술 뺏은 대기업 내년부터 직권조사

공정위, 중기기술 뺏은 대기업 내년부터 직권조사

세종=민동훈 기자
2017.09.08 11:27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中企 기술탈취 근절 대책]내년에 자동차, 기계 부문부터…전문성 갖춘 전담조직·외부자문기구 설치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년부터 중소기업의 기술을 부당하게 빼앗은 혐의가 포착된 대기업에 대해선 별도의 신고가 없더라도 직권으로 조사에 착수한다. 기계·자동차 분야가 첫 타깃이다.

또 빈틈없는 시장감시를 위해 전문성을 갖춘 전담조직을 꾸리고 실효성 있는 피해 구제를 위해 현재 '3배 이내'인 징벌적 손해배상 배율을 '3배'로 강화한다.

더불어민주당과 공정위는 8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당정협의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뼈대로 하는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위한 기술유용행위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그동안 신고에 의존했던 소극적 사건처리 방식을 선제적 직권조사를 통한 적극적 사건 처리로 전환한다. 그동안 신고에 의존하다보니 보복 우려 등으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들이 제대로 신고를 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한 조치다.

공정위는 매년 집중감시업종을 선정해 직권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우선 내년엔 기계·자동차 분야에 대한 직권조사에 집중하고 2019년엔 전기·전자·화학 분야, 2020년 소프트웨어 분야 등으로 대상을 넓힌다.

직권조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우수기업으로 꼽히면 하도급 분야 직권조사를 면제받고 있는 공정거래 상생협약 평가제도를 개선했다. 기술유용 혐의가 있을 경우 우수기업일지라도 직권조사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미 올해 7월 재평가부터 이러한 내용이 반영됐다.

지난해 협약평가 대상기업의 49%가 직권조사 면제 대상이었던 만큼 이번 조치로 협약 재평가가 마무리되는 내년까지 거의 모든 대기업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전담조직도 만든다. 연말까지 기업거래정책국 산하에 '기술유용사건 전담조직'을 신설한다. 일단 태스크포스(TF)로 출범해 향후 정식 '과'로 승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달 중 대학교수, 국책연구기관연구원, 변리사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술심사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공정위 조직의 전문성을 보강한다. 전기·전자, 기계, 자동차, 화학, 소프트웨어 등 5개 분과별 5명씩 총 25명 규모로 운용한다.

기술유용행위에 대한 처벌규정도 강화한다. 기술유용은 법위반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정액과징금, 고발 조치 등에 나선다. 정액과징금은 최대 5억원이다. 실효성있는 피해구제를 위해 3배 손해배상제도의 배상액을 '3배 이내'에서 '3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기술자료 유출이나 경영정보 요구 등 기존 법이나 제도로 규제하기 어려운 편법적, 우회적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망도 보다 촘촘하게 짠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대기업이 취득한 기술자료를 제3자에게 유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현재는 대기업이 취득한 기술자료를 제3자에게 유출한 것이 확인되더라도 유출한 기술자료를 유용했는지가 입증되지 않으면 법위반 조치가 불가능하다.

하도급업체의 원가내역 등 경영정보를 요구하는 행위도 차단한다. 대기업들이 중소 하도급업체의 원가내역 등을 근거로 최소한의 영업이익만 보장하는 행위를 못하게 하겠다는 얘기다. 또 하도급업체가 자체 개발한 기술에 기여한 것이 없으면서도 부당하게 공동특허를 요구하는 행위도 법으로 금지한다.

기술보호의 실효성을 강화 대책도 마련했다. 기술유용 조사시효를 현행 3년에서 7년으로 연장한다. 납품 후 수년에 걸친 사후관리 과정에서의 기술유용이나 은밀하게 이뤄져 뒤늦게 드러난 기술유용을 적발하기 위해서다.

거래전 협상단계에서 기술유용 행위를 막기 위해 위법성 판단 기준을 현행 '심히 곤란하게 할 경우'에서 '상당히 곤란하게 할 경우'로 완화한다. 규제대상이 되는 기술자료의 범위를 현행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기술'에서 '합리적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기술'로 넓힌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은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시장에서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하고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