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신격호, '총수'서 제외될까…공정위 "동일인 지정 개선 검토"

이건희·신격호, '총수'서 제외될까…공정위 "동일인 지정 개선 검토"

세종=민동훈 기자
입력 2017.09.19 16:57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17.09.1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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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인, 지분율과 경영활동 영향력 두루 고려해 판단…동일인 변경 여부 내년 5월1일 전 결정될 듯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년 5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때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의 ‘동일인(총수)’을 변경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18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국회 정무회 전체회의에서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탓이다.

동일인이란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로, 공정위가 매년 5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을 지정할 때 기준이 되는 개인이나 회사(법인)를 의미한다. 지금까지 동일인 변경은 사망 이후에 해 왔다.

발단은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이었다. 현재 각 그룹을 대표하는 지정돼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건강상 이유로 경영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즉 그는 “현재 의식이 없거나 한정후견 판결을 받은 이 회장과 신 총괄회장을 동일인에서 제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19일 “현행법상 삼성과 롯데그룹 동일인 지정 절차에 문제가 없었던 만큼 당장 동일인 변경을 검토하고 있진 않다”면서도 “전날 국회 정무위원들의 동일인 지정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원론적인 수준이긴 하나 이 회장과 신 총괄회장 대신 실제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지정요건인 ‘사실상 지배’ 여부는 지분율과 경영활동 영향력 등을 두루 고려해 공정위가 결정한다. 법률상 용어는 아니지만 통상 ‘대기업 총수’로 불린다. 일감몰아주기를 비롯한 각종 위법 행위를 제재할 때 검찰 고발의 대상이 된다. 지난 5월 공정위는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31곳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 이 회장과 신 총괄회장을 각각 삼성그룹과 롯데그룹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11일 갑작스런 호급곤란 및 심근경색 증상으로 쓰러져 지금껏 병상에 누워있다. 신 총괄회장은 95세 고령으로 지난 6월2일 법원으로부터 한정후견인 지정 판결을 받았다. 현재 경영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동안 이 회장과 신 총괄회장의 경우 경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지배구조 체계가 바뀔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봤다”며 “아직 자녀들에 대한 지분 상속도 마무리되지 않아 여전히 최대주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들이 자녀들에게 증여를 하지 않는 한 현행 기준으로는 동일인을 바꿀 이유는 없는 것이다.

만약 공정위가 삼성과 롯데의 동일인을 변경키로 한다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이 지정되는 내년 5월1일자로 가능하다. 동일인이 바뀌면 기업집단의 범위도 달라진다. 예컨대 부친이 동일인일 경우 공정거래법에 따라 배우자와 6촌이내의 혈족, 4촌이내의 인척 등이 동일인 관계자로 분류돼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등의 규제를 받았다.

하지만 자녀로 동일인이 변경되면 기존 6촌 혈족과 4촌 인척은 각각 7촌과 5촌 인척으로 바뀌게 돼 이들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국회에는 공정위가 자의적으로 동일인을 지정할 수 있는 관행을 손보기 위해 ‘동일인 지정 절차 신설’ 등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로 발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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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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