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과세…강병구 재정개혁특위 위원장 '과세 강화' 입장 지녔지만 임대료 상승·은퇴층 부담 확대 등 반발도 커

연 2000만원 이하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3년 유예→2년 추가 유예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된다. 이를 두고 정부는 임대소득 과세 '정상화'라고 표현한다. 소득이 있음에도 과세 대상은 아니었던 임대사업자에게 세금을 부과할 수 있어서다.
조세·재정 제도를 새 틀에서 짜는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강병구 위원장도 임대소득 과세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강 위원장의 지향점은 정부와 다르다. 임대소득 과세 기준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쪽이다. 임대소득 과세 정상화를 두고 정부와 강 위원장이 동상이몽을 하고 있는 격이다.
내년부터 연 2000만원 이하의 임대소득은 분리과세(세율 14%)된다. 2014년 3년 유예 기간을 두고 도입된 후 2017년에 시행을 2년 더 늦춘 제도다. 분리과세는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과 더하지 않고 따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연 임대소득이 2000만원을 밑돈다면 소득이 10만원이든 2000만원이든 세율은 같다.
월세 사업자는 2주택 이상 보유자, 공시가격 9억원 초과 1주택자가 적용받는다. 전세 사업자는 3주택 이상 보유자가 해당된다. 연 임대소득 2000만원 초과분은 현행과 같이 종합과세한다. 종합과세는 소득이 많을수록 세율도 높은 누진제 구조다.
강 위원장은 임대소득에 엄격하게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11일 '공정과세의 원칙과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문에서 "부동산 세제는 보유세와 거래세 간 적정 조합, 임대소득 과세 정상화 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학자 시절 강 위원장은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종합과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누진제를 피하는 분리과세가 고소득자에게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임대사업자는 여윳돈이 많은 고소득자가 많다고 봤다.
아울러 필요경비액 인정비율 60%, 기본공제 400만원도 축소해야 한다고도 했다. 강 위원장은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임대소득 평균 실효세율은 분리과세 세율 14%보다 크게 낮은 3.08%라고 분석했다.
반면 정부는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 과세를 정상화로 본다. 근거는 세원 포착에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체 가구 10곳 중 3곳(법인·공공·무상임대 제외)이 전·월세 주택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임대소득은 과세는 커녕 규모 파악도 잘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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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따르면 내년 임대소득 과세 대상자는 96만3000명으로 예상된다. 이 중 세금을 새로 내야 하는 연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의 임대사업자만 92만명이다. 2016년 기준 임대소득 신고 인원은 3만3025명(연 임대소득 2000만원 초과)으로 1년간 1조5776억원을 벌었다. 국세청은 같은 해 이들에게 걷은 임대소득세를 1468억원으로 추정했다.
임대소득 과세가 더 강화될 경우 세입자 임대료 전가, 임대소득만 있는 은퇴계층의 부담 확대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부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고 있는 마당에 과세 강화는 '뒤통수 치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정부 방침은 등록 임대사업자에게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는 "정부는 제도를 시행하는 입장에서 임대소득세가 얼마나 걷히고 효과는 어떤 지 보려는 것 같다"며 "그 동안 임대소득세를 내지 않았던 사람들의 반발이 있을텐데 시행이라도 하면 성공이라 생각하고 제도 강화 여부는 시기를 두고 고려하는 게 연착륙 방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