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포함한 '다지역' 신설 추진… 포괄수출허가 금지되고 수출심사기간 대폭 늘어날 듯

정부가 일본을 전략물자 포괄수출허가 대상국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우리 기업이 전략물자를 일본에 수출하는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심사기한도 늘어날 전망이다.
4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전략물자수출입고시 제10조에 일본을 포함하는 ‘다 지역’을 신설할 계획이다.
현행 ‘전략물자수출입고시’는 수출 최종목적지를 기준으로 ‘가 지역’과 ‘나 지역’으로 구분해 운영 중이다. ‘가 지역’이 포괄수출허가가 가능한 백색국가에 해당한다. 일본을 포함해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등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 모두 가입한 29개국이 ‘가 지역’으로 분류된다. 4대 수출통제체제는 재래식·핵무기 제조에 활용될 수 있는 수출품을 관리하기 위한 국제협약으로 △바세나르체제(WA) △핵공급그룹(NSG)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호주그룹(AG)을 의미한다.
‘가 지역’에 해당하지 않은 나머지 국가는 ‘나 지역’에 해당한다. 자율준수무역거래자(CP)가 ‘가 지역’에 사용자포괄수출허가를 신청할 경우 서류제출이 면제되는 등 우대혜택을 준다. 반면 ‘나 지역’은 전략물자판정서, 최종수하인진술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고 처리기한도 15일로 길어진다.
‘다 지역’은 포괄수출허가가 불가능해지고 수출허가 요건과 수출허가심사기한이 대폭 늘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수출절차가 까다로워지는 것은 물론 수출허가심사기한이 최대 90일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정부가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취한 조치를 똑같이 돌려주는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을 포함할 ‘다 지역’에 대한 별도로 규정을 만들 계획”이라며 “세부 내용은 관계부처 협의와 업계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6월까지 우리 기업이 일본에 수출한 금액은 143억달러(약 17조1672억원)이다. 일본 전체 수입액의 약 5% 수준이다. 비중은 크지 않지만 반도체, 석유화학 등 중요도가 높은 품목들이 많아 수출규제가 이뤄지면 일본 산업계 피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기업의 대(對)일본 수출액 상위 품목은 △석유제품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무선통신 순이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우리도 일본 정부처럼 전략적 가치가 높은 대일 핵심 수출 품목에 선별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