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국가 빠져도 수출우대 그대로…CP 기업이란?

백색국가 빠져도 수출우대 그대로…CP 기업이란?

세종=권혜민 기자
2019.08.05 15:48

백색국가 제외 전과 동일하게 '일반포괄허가' 가능…정부 "CP기업 제도 활용 유도할 것" 기업 대상 설명 나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결정했지만 국내 기업이 종전과 같이 일본산 제품 수입을 안정적으로 계속할 수 있는 길은 남아있다. 일본의 '자율준수무역거래자'(CP기업·Compliance Program)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수출규제 대응책 중 하나로 국내 기업이 CP기업 제도를 활용하도록 촉진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결정 이후 브리핑에서 "백색국가 제도와 관계 없이 특별 일반포괄허가를 허용하는 일본 'CP기업 제도'를 우리 기업들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CP기업이란 일본 정부가 무기개발 등에 사용 가능한 '전략물자' 관리에 관한 자율능력이 있다고 인정한 기업을 말한다.

일본 정부는 백색국가로 수출하는 전략물자에 한해 일반포괄허가를 내준다. 다수 수출 건에 대해 3년마다 수출심사를 받으면 된다. 하지만 백색국가가 아닌 지역으로 수출할 경우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백색국가에서 한국이 배제되면, 한국에 수출하는 일본 기업은 수출 건별로 6개월 마다 일일이 새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처리 기간은 1주에서 90일로 길어지고, 제출서류도 2종에서 3종 이상으로 늘어나 수출이 까다로워진다.

그러나 CP기업은 비(非)백색국가로 수출할 때에 개별허가가 아닌 특별일반포괄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3년에 한번 수출허가를 받으면 된다. 처리기간도 1주, 제출서류도 2~3종으로 백색국가로 수출할 때와 큰 차이가 없다.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더라도 CP기업에서 제품을 수입할 경우 이전과 사실상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정부는 백색국가 제외에 따른 생산차질을 막기 위해 국내외로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CP기업 활용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납기에 민감한 전략물자를 수입하고 있는 경우 공급처를 CP기업으로 옮기면 종전처럼 빠르게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미 지난달 29일부터 20개 주요업종, 8개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기업 설명회에서 CP기업 활용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이달 중에는 별도로 '일본 CP 제도 활용 설명회'를 열고, 품목별 적정 일본 CP기업을 온라인 상에서 검색·매칭하는 프로그램도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지난달 4일부터 특별조치 적용을 받고 있는 포토리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개 품목의 경우에는 CP기업도 포괄허가 신청이 불가능해 무조건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가 이들 3개 품목 외에 특별조치 대상을 늘릴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국도 CP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CP기업이 포괄수출허가를 신청할 경우 제출 서류가 대폭 줄어드는 등 우대 혜택을 준다. 하지만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후 일본 기업들이 CP제도를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전략물자수출입고시상 '다 지역'을 신설해 일본을 편입시킬 계획인데, CP기업에 허용하던 포괄수출허가가 불가능하도록 별도 규정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일본 경제산업성 홈페이지에 CP기업으로 등록돼 있는 곳은 총 632개다. 여기에는 △도레이 △히타치 △스미모토 △도시바 △소니 △닛산 △도요타 등 반도체·화학·자동차 분야 소재·부품·장비 생산 주요 기업이 포함된다. 공개를 희망하지 않는 기업을 모두 더하면 약 1300개가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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