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달러, 백신이 거둬들일 수 있을까…2014년 사례 보니

넘치는 달러, 백신이 거둬들일 수 있을까…2014년 사례 보니

한고은 기자
2020.12.14 17:03

[MT리포트-달러가치 1000원 시대]

[편집자주] 원화 가치가 2년6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위안화나 엔화 가치보다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기업들은 수출을 해도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한국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운 환리스크와 외환 당국의 대응을 점검한다.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 달 새 100억달러 가량 급증하면서 6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2020.12.03.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 달 새 100억달러 가량 급증하면서 6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2020.12.03. [email protected]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가치의 사이클이 6년에 한 번씩 출렁인다는 '6년 주기설'이 주목받고 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2008년, 2014년, 2020년 이렇게 6년 마다 변곡점을 그렸다는 점에서 이름 붙여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달러약세를 촉발했고, 2014년에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모색하기 시작하면서 달러화가 강세 전환했다. 2020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의 제로금리 정책, 여기에 막대한 규모의 재정정책이 가세하며 달러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이렇듯 달러화 가치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힘은 미국의 통화정책이다.

달러인덱스 추이.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달러인덱스 추이.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달러화를 얼마나 풀지 결정하는 미국 통화정책이 달러화가치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고, 이는 미국 M2 증가율과 달러인덱스 간 역의 관계에서 바로 드러난다"며 "지금은 연준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초저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고, 바이든 행정부도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쓰겠다는 계획이라 달러는 더 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미국의 M2 증가율(전년동월대비 기준)을 보면 2월 6.8%에서 지난 9월에는 24.1%까지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로화(5.8%→10.2%), 엔화(3.0%→9.0%) M2 증가율에 비해 달러 풀리는 속도가 압도적이다. 지난 11월말 기준 미국 M2 증가율은 25.1%로 더 높아졌다. 이렇게 풀린 달러가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고 경제지표가 양호한 중국, 한국 등으로 몰리면서 신흥국 통화가치는 고공행진이다.

전문가들은 달러약세 기조가 최소 몇 년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코로나19 백신이 변수가 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백신 상용화로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는 경우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즉 풀렸던 돈을 회수하는 시기가 당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미국 경제성장률(전기대비 연율 기준)은 2014년 1분기 마이너스(-) 2%대에서 2분기 4%대로 크게 반등하는 'GDP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유로존, 일본, 중국 등 여타 지역 경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나온 미국의 '나홀로 성장'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에 불을 당겼다.

2014년 4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가 시작되고, 연준 위원들의 금리인상 관련 발언들이 나오면서 2014년 중반부터 달러인덱스가 치솟기 시작했다. 연준은 2015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에 이른다. 2014년 7월 1008.5원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점차 상승하기 시작했고, 2016년 2월 1200원대로 올라섰다.

미 연준은 우선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하게 극복될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최근 미 상원 증언에서 "연준은 이번 위기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경제회복 지원을 위해 필요한 모든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위험 때문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신과 관련해서는 "백신개발 뉴스는 중기적으로 매우 긍정적이나 현재로서는 시기, 생산 및 유통, 효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백신이 가져올 경제적 영향에 대해 평가하는것은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일각에서는 백신으로 미국 경제가 급속히 회복되면 달러약세 기조에 반전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하고 나오고 있지만, 최소한 연준이 현재의 제로금리를 끌고 가겠다는 2023년까지는 달러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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