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정부가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하고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거버넌스를 출범했다. 이는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이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투자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우리도 전력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과감히 착수한 것이다.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은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분산 에너지를 AI 기술로 제어해 전력의 '생산-저장-소비'를 최적화하는 소규모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인 마이크로그리드를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전력 설비 확충이 아니라 지역 단위의 촘촘한 마이크로그리드가 배전망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새로운 전력 체계다. 기존 송전망 중심의 단방향 구조에서 벗어나 전력의 흐름이 양방향으로 유연하게 조정되는 미래형 시스템이다.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는 '스마트그리드 정책방향 - 마이크로그리드 중심으로 전환'이라는 정책건의서를 통해 마이크로그리드 보급을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우리나라 스마트그리드 산업은 초기에 전 세계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선도하며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것에 비해 아쉬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스마트그리드 산업을 다시 한번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초기 경제성 확보가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대규모 사업에 비해 소규모 커뮤니티 단위 사업을 추진, 초기 투자 규모가 작고 단기간에 효과를 실현해 비교적 경제성 확보가 쉬운 마이크로그리드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 병원, 군부대 등 유형별 마이크로그리드 실증, 스마트 시티 단위의 마이크로그리드 구축, 국가 단위 스마트그리드 완성이라는, 3단계 플랜을 제시했지만 아쉽게도 마이크로그리드 보급은 이후 몇몇 실증 사례만 남겼을 뿐,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다행히 이번 정부의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 정책은 협회의 정책 건의와 같은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세대 전력망을 지역에서 실증한 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은 협회가 제시한 3단계 마이크로그리드 보급 플랜과도 궤를 같이하고 있다.
또한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는 분산에너지를 지역에 보급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규제특례가 과감하게 적용되는 만큼 마이크로그리드 사업모델을 실험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다면 마이크로그리드 내 재생에너지 발전량과 전력수요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고, 전력계통에 여유가 있을 때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어 호남, 제주 등지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재생에너지 과다발전으로 인한 출력제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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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는 그동안 민관간 가교역할을 수행하며 스마트그리드 산업이 미래형 전력망 산업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이번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보급이 성공을 거둬 지역단위 마이크로그리드가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로 통합될 수 있다면 국가 전력 시스템의 대혁신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