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없이 권한만…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더 늘었다

책임 없이 권한만…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더 늘었다

세종=박광범 기자
2025.11.20 04:10

공시집단 지배구조 현황
대기업 77곳 2844개 계열사중 198곳, 전년比 1.1%P↑
재직 상장사 비율 6.3%P '껑충'… "감시 사각지대 우려"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이하 공시집단)에서 총수일가가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고 미등기임원으로만 재직하는 회사가 198곳으로 나타났다. 경영상 책임은 피하면서 각종 권한과 혜택은 유지하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미등기임원 비중이 커지면서 이사의 충실의무를 강화한 개정상법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비율.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비율.

공정거래위원회는 19일 '2025년 공시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발표했다. 86개 기업집단 소속 2994개 계열회사(상장사 361개사, 비상장사 2663개사)를 조사한 결과다. 공정위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77개 공시집단의 2844개 계열사 중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는 198개사(7.0%)로 전년(5.9%) 대비 1.1%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상장사의 비율이 전년(23.1%) 대비 6.3%P 상승한 29.4%로 집계됐다. 총수 본인은 평균 2.6개, 총수 2·3세는 평균 1.7개 회사에서 미등기임원을 겸직했다.

미등기임원 비율이 높은 집단도 확인됐다. 하이트진로가 58.3%로 가장 높았고 DN(28.6%) KG(26.9%) 등 순이었다. 총수일가의 미등기임원 1인당 평균 겸직수는 △중흥건설(7.3개) △한화·태광(4개) △유진(3.8개) △한진·효성·KG(3.5개) 등 순으로 많았다.

문제는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직위 총 259개 중 절반 이상(141개·54.4%)이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소속이란 점이다. 총수일가가 미등기임원으로 등기임원이 부담하는 경영상 책임은 회피하면서도 각종 권한·혜택만 챙기는 관행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음잔디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미등기임원은 경영에 실제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등기임원과 달리 법적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권한과 책임의 괴리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최근 개정상법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규정이 강화됐는데 미등기임원인 총수일가가 늘어난다면 개정법의 실효성이 저하될 우려도 있다. (개정상법은) 등기임원에 의무를 부여할 수 있지만 미등기임원은 사각지대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518개사(18.2%)로 확인됐다. 총수일가가 등기이사인 경우는 704명으로 전체 등기이사 수(1만50명)의 7.0%를 차지했다. 총수일가의 이사등재 회사의 비율과 전체 이사 중 총수일가의 등재비율(18.2%, 7.0%)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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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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