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의 시행과 관련해 '노사 자치주의'를 강조했다.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노사간 자율협약을 기초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년연장은 연내 입법을 지원하고 근로자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새벽배송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조법 2·3조 개정안의 큰 방향은 하청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단체교섭권을 보장함으로써 원하청 간 격차를 해소하고 동반 성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으로도 불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은 노사 관계에서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지난 8월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됐고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3월 시행 예정이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경영계에선 파업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법적 분쟁의 상시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김 장관은 "노사 관계에 있어 이재명정부의 대원칙은 노사 자치주의"라며 "어떻게 하면 노사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게 머리를 맞대고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모든 것을 사법화하는 노사 법치주의나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는 후견주의 모두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경영계에선 (노사 관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원으로 가서 해결하겠다 이런 것 보다는 최대한 자율교섭을 하면 좋겠다"며 "노동계에서는 창구단일화 제도가 하청 노동자들의 단체교섭에 불리하다는 걱정을 하는데 (그런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정부는 초기업 산별 교섭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바꿔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여당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65세 정년연장에 대해서는 연내 입법을 지원하겠다면서도 이 역시 노사 자율에 의한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장관은 "기업에서는 선별적 재고용을 주장하고 있는데 노동계 입장에서는 재고용이든, 정년연장이든 계속 고용되는 게 중요하다"며 "노조가 있는 곳은 어떻게든 협의를 할텐데 노조가 없는 곳에서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노사 간 우려하는 부분들은 정부가 설득도 하고 교섭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년연장으로 인한 청년고용 위축 우려에 대해서도 "이는 20%는 맞고 80%는 안 맞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이나 공공부문은 (정년연장과 청년고용이) 충돌하지만 지역으로 가면 정년을 없애거나 외국인 고용도 풀어달라는 기업들이 많다"며 "청년고용을 확대시키면서 정년연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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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새벽배송에 대해선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국제 암센터에서 규명한 바와 같이 심야 노동은 2급 발암물질"이라며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휴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야 노동, 새벽배송이 2급 발암물질을 감내해야만 할 정도의 필수 서비스인지 공론화되길 바란다"며 "수요가 있고, 금지시키기 못할 정도의 미니멈 서비스라고 한다면 노동자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24일 취임한 김 장관은 지난 120일간의 소회에 대해 "산업재해를 줄이는 일이 너무나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산재가 줄어들지 않는 부분이 때로는 무기력감도 느끼고 능력부족이라고 느끼지만 분명한 변화는 감지되고 있다"며 "생명보다 앞서는 이유는 없다는 점을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을 연내 입법 발의하는 것"이라며 "모든 일하는 시민들이 왜 일터에서는 헌법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가하는 차원에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일터에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사고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송구하고 대통령께도 면목이 없다"며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장치산업이 개편되는데, 해체하고 새로 만드는 과정에서 산업안전 개념에 공백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새로 짓는 것보다 해체하는 것이 5배는 더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라며 "환경영향평가, 고용영향평가도 하지만 산업환경영향평가도 같이 하면서 정의로운 전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