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명절을 앞두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에만 4건의 확진이 나온 가운데 명절 수요까지 겹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추가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9일 기준 삼겹살(100g) 소매가격은 2581원으로 전년(2539원)보다 1.7% 높은 수준이다. 평년 대비로는 7% 이상 비싸다. 국거리용으로 활용되는 앞다리살(100g) 소비자가격은 1577원으로 전년 대비 7.9%, 평년 대비 19.4% 상승했다.
설 명절이 보름가량 남은 상황에서 ASF 확산세가 돼지고기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ASF 확산 속도는 작년보다 빠르다. 지난해에는 1월부터 11월까지 총 6건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1월 한 달 만에 4건이 잇따라 확진됐다.
발생 지역은 △강원 강릉(1월 16일) △경기 안성(1월 23일) △경기 포천(1월 24일) △전남 영광(1월 26일) 등이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에서 주로 확인됐던 유형과 다른 유전자형이 검출되고 있다. 그간 국내 농장 ASF의 약 98%는 유전형 2형(IGR-II)으로 조사됐다. 야생 멧돼지 등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형이다.
그러나 올해는 포천을 제외한 3건이 유전형 1형(IGR-I)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충남 당진에서 발생한 사례에서도 유전형 1형이 검출된 바 있다. 유전형 1형은 야생 멧돼지를 통해 전파된 기존 확진 사례와 달리 해외 유입 가능성이 높은 계통으로 분석된다.
발생 지역도 강원·경기·전남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전남은 2019년 9월 국내에서 ASF가 처음 확인된 이후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아직까지는 수급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방역당국 판단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4개 농장의 살처분 규모는 약 5만1000마리로, 전체 사육 마릿수(1195만6000마리)의 약 0.43% 수준이다.
이동제한 조치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ASF 발생 농가와 방역대 내 농가에는 이동제한이 내려져 방역대에 포함될 경우 도축장 출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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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방역당국은 과거처럼 장기간 출하를 전면 제한하는 방식이 아니라 발생 후 약 일주일이 지나 정밀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출하를 허용하고 있어 수급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이동과 물동량이 증가하는 만큼 차단방역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며 "발생 농가와 방역대 내 농가에 대한 정밀검사와 소독을 철저히 실시하고, 도축·유통 과정에서도 방역 관리에 빈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