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바이오 데이터…한은 "국가 승인형 개방 체계 구축해야"

잠자는 바이오 데이터…한은 "국가 승인형 개방 체계 구축해야"

정현수 기자
2026.02.09 12:00
사진제공=한국은행
사진제공=한국은행

바이오헬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국가 승인형 바이오 데이터 개방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한국은행의 제안이 나왔다. AI(인공지능)가 바이오헬스 산업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수한 바이오 데이터 인프라를 갖춘 한국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9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첨단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방안' 보고서에서 국가 승인형 바이오 데이터 개방 체계의 도입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해당 체계는 사전 심사를 통해 법에서 정한 공익성 요건을 충족한 연구에 한해 데이터 활용을 승인하되, 승인된 연구에 대해선 사전 동의 등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이 국가 승인형 바이오 데이터 체계 도입을 제안한 이유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AI 기술의 연계 등에도 불구하고 실제 바이오헬스 분야 데이터 활용이 저조하다는 판단에서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CDMO(위탁생산개발) 등 틈새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선도국과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세계 매출 상위 30위 내에 포함된 국내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국내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도 글로벌 상위 3개 제약사 평균의 5% 수준에 그친다.

이런 상황에서 AI는 바이오헬스 산업에도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 한은은 "AI는 신약 개발 기간을 30~50% 단축하는 등 R&D(연구개발)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정밀 의료, 수술 보조 로봇 등 신시장을 창출함으로써 우리나라와 같은 추격국이 선도국을 추월할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의 경우 우수한 바이오 데이터 수집·연계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5000만명 인구의 건강보험과 병원 임상 데이터만 하더라도 'AI 시대의 다이아몬드'를 불릴 만큼 세계적으로 희소성이 높은 국가 전략 자산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오 데이터 활용은 저조한 상황이다. 한은은 "우수한 데이터 수집 ·연계 인프라를 갖추고도 정제, 공유 등 활용 단계에 병목 현상이 존재한다"며 "위험·비용은 정보주체(개인)와 수집 관리자(병원)가 부담하는 반면 이익은 활용자(기업·연구자)와 사회 전체로 분산되는 인센티브 불일치가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 국가 승인형 바이오 데이터 개방 체계다. 한은은 "국가 승인 체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별도의 전담 기구 설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국가 승인 체계는 바이오 데이터의 전략 자산화를 통해 저성장 국면의 우리 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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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

머니투데이 경제부 정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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