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부터 4차례, 불공정 혐의 117곳 세무조사
대한제분·샘표식품 등 독과점지위 악용 의혹 정조준

국세청이 독과점적 지위를 활용,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네 번째 고강도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국세청은 9일 설명절을 앞두고 먹거리와 생필품 등 장바구니물가 불안을 야기하는 탈세혐의자 14개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앞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3차례에 걸쳐 과도한 가격인상으로 폭리를 취해 탈세혐의가 있는 103개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였다. 이번이 네 번째 조사착수다.
이번 조사대상은 △가격담합 등 독과점 가공식품 제조업체(6개사) △농축산물 유통업체·생활필수품 제조업체(5개사) △프랜차이즈 가맹본부(3개사)로 총 14곳이다. 이들의 전체 탈루혐의 금액은 5000억원에 이른다.
국세청은 지난해 9월부터 폭리를 취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1~3차 세무조사의 103개 사건 중 53건을 종결하고 1785억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특히 술·아이스크림·라면 등 국민 먹거리를 독과점하는 3개 업체의 추징세액 합계가 1500억원으로 전체의 85%에 달했다.
이번 4차 조사대상에 오른 밀가루 가공업체 대한제분(곰표)은 가격담합으로 시장교란은 물론 수년간 가격을 45% 올려 폭리를 취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담합이익을 숨기려 거짓 계산서까지 주고받으며 원재료 매입단가도 부풀린 혐의다. 검찰에 적발된 대한제분과 연루된 밀가루 가공업체 7개사의 담합액수만 무려 6조원에 달한다.
간장과 고추장 등을 만드는 샘표식품도 주요 원재료의 국제가격이 내려갔는데도 과점적 지위를 이용, 가격을 10% 넘게 올렸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이날 나온 1차 조사결과에서 적발된 오비맥주도 1100억원대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광고비로 변칙처리한 것이 드러났다. 오비맥주의 추징금은 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담합이나 독과점 구조를 이용해 가격을 올리고 그에 대한 폭리를 취하면서도 정당한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검증해 세무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세청이 이처럼 민생침해분야를 연달아 집중조사하는 것은 이례적이란 관측이다. 연이은 민생침해 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독과점 상황을 악용해 국민에게 고물가를 강요하는 현장의 문제는 국가 공권력을 총동원해서 반드시 시정하길 바란다"고 밝히는 등 민생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