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발제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3.20. photocdj@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3/2026033116032869137_1.jpg)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권 폐지를 본격 추진키로 하면서 경제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동전쟁에 따른 유가와 환율 상승, 원자재 수급 대란 등 전방위적 리스크가 높아지는 가운데 또다시 국내 규제가 기업의 숨통을 죈다는 우려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이날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보고한 '전속고발제 전면 개편 추진방안'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선 공정위가 아닌 일반 국민과 사업자 등도 고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 그만큼 기업으로서는 수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무분별한 고발 남용을 막기 위해 전속고발권이 유지돼온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속고발권은 공정위가 관할하는 6개 법률 위반 사건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공소제기를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경쟁당국이 1차 조사로 법 위반과 사법처리 여부 등을 판단토록 하는 제도로서 우리와 법체계가 비슷한 일본은 이를 유지하고 있다"며 "전속고발권이 그동안 존재해 온 이유와 필요성이 있었고 폐지할 경우 부작용과 남용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경제형벌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온 상태에서 추가로 법적 리스크를 지운다는 비판도 거세다. 실제 EU(유럽연합) 등 주요 국가에서는 경쟁법 관련 위반에 대해 경제적 제재 위주로 규제한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중 유일하게 경쟁법 전반에 걸쳐 형벌 조항을 두고 있는 반면 대다수 국가는 형벌 규정 자체가 없거나 카르텔에 한정해 적용하고 있다"며 "전속고발권 개편 논의와 함께 형사처벌 범위에 대한 검토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기업들의 호소를 외면하는 정부·여당의 계속되는 입법 강행에 대한 불만도 크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경제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1~3차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은 일사천리로 통과됐지만 약속했던 배임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전속고발권 신속 폐지라는 경쟁법 개편 속도전까지 예고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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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관계자는 "전속고발권 개편은 기업활동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중동 사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수사·소송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충분한 공론화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주 위원장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일정 수 이상의 국민이나 사업자가 고발하는 경우 공정위 고발 없이도 공소 제기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불필요한 고발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일정 수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은 필요하며 일반 국민은 300명, 사업자는 30개사 기준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중앙행정기관과 광역·기초 지방정부 등 사실상 모든 국가기관에도 고발 요청권을 부여하겠다"며 "정부안을 확정하고 신속히 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