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공부문 AI 윤리기준, 신뢰받는 'AI정부'의 출발점

[기고]공공부문 AI 윤리기준, 신뢰받는 'AI정부'의 출발점

김법연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입력 2026.11.06 05:00 드롭다운 아이콘 수정 2026.11.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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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을 활용해 행정의 생산성을 높이고 더 좋은 정부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복잡한 민원을 간편하게 처리하고, 복지서비스를 적시에 안내하며, 재난 위험을 미리 파악하는 등 발전 가능성도 크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25년 발간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관리(Governing with Artificial Intelligence)'에서 정부의 AI(인공지능) 활용이 업무 효율과 의사결정을 개선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디지털 격차 심화, 직무의 질 저하, 일자리 대체 가능성 등에 대한 위험 인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공정성, 책임성, 정확성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공공부문 인공지능 윤리기준'은 이러한 상황에서 의미 있는 출발점이다. 이번 기준은 공공성, 형평성, 투명성, 책임성, 안전성,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여섯 가지 윤리기준을 제시하고, 담당자가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 여부를 직접 검토하도록 68개 세부 점검 항목을 마련했다. AI 활용 수준에 따라 적용(기초 활용), 응용(의사결정 지원), 융합(자율결정 기반)의 세 단계로 나누어 자율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특히 AI를 의사결정에 활용하더라도 최종적인 책임과 통제는 사람에게 있음을 강조한 점은 의미가 크다.

공공부문의 AI 활용에는 민간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공행정은 복지 수급, 인허가, 조세 등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 오류가 발생하면 국민이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부당한 부담을 질 수 있다. 국민이 해당 서비스의 이용을 거부하거나 다른 서비스를 선택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도입 단계부터 국민의 편익과 권리·의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지향하는 바도 민간과 다르다. 공공부문의 AI는 공적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이며, 궁극적인 목적은 공공서비스의 혜택을 국민 누구나 누리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처리 시간이나 비용 절감 등 효율성만으로 도입의 필요성과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되며, 국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개선과 공공가치 실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번 윤리기준은 이러한 관점에서 AI 활용의 적정성과 합목적성을 점검할 기반을 마련했다.

행정안전부는 개별 행정기관이 윤리기준을 준수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가능한 한 자세히 제공하고, 위험 사례와 모범사례를 축적·배포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가 이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교육을 꾸준히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개별 기관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전문지원기관이 기술적·법적 자문과 점검을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고, 필수 사항은 법적 의무로 구체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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