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유주경 교수, 국회 세미나서 비식용 유지작물 재배·수매 지원 필요성 제기
-국산 원료 인센티브·범부처 실증 제안…농업과 항공산업 잇는 공급망 구축 촉구

지속가능항공유(SAF)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원료 생산을 담당할 국내 농민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항공유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국내 농업과 연계한 원료 생산·수매체계 구축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다.
충북대학교 유주경 교수는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항공산업과 에너지안보를 위한 국내 SAF 산업 발전 및 원료공급망 구축 심포지엄'에서 국내 SAF 원료 생산기반을 육성하기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교수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SAF 관련 법안이 원료 확보와 공급체계 구축, 연료 생산·유통 등을 다루고 있지만, 국내 농업인이 비식용 유지작물을 재배하고 생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직접 지원하는 제도는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오는 2027년 SAF 1% 혼합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항공유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고 했다.
SAF는 폐식용유와 식물성 유지 등 다양한 원료를 활용해 생산하는 친환경 항공유다. 기존 화석연료 기반 항공유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어 항공산업의 탄소중립을 실현할 주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SAF 사용 확대가 곧바로 국내 농업의 성장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원료 대부분을 해외에서 조달한다면 SAF 산업은 성장하더라도 국내 농민이 얻는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유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방향으로 국내 원료 생산 지원, 국산 원료 인센티브 마련, 범부처 전주기 실증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우선 겨울철 농경지를 활용한 유채와 카멜리나 등 비식용 유지작물의 재배를 지원하고, 계약재배와 안정적인 수매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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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입장에서는 새로운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생산에 참여하기 어렵다. 수확량과 생산비, 수매가격 등을 고려해 일정한 소득이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구매처가 없다면 원료작물 생산 확대 역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국산 원료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 도입이다.
SAF 제조기업이 가격경쟁력만을 기준으로 원료를 구매한다면 국산 유지작물은 수입 원료와 경쟁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원료의 생산·활용을 유도하고 농업인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 번째는 농업과 에너지산업을 연결하는 범부처 전주기 실증이다.
SAF 원료작물의 품종개발에서부터 재배와 수확, 집하·착유, 항공유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하나의 산업체계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뿐 아니라 산업·에너지·항공 분야 관계부처와 민간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
농업 생산기술만 개발하거나 정유시설만 확대하는 방식으로는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완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특히 국회에서 논의 중인 김용태 의원 발의안에 SAF 원료 확보와 공급체계 구축, 국내 수거 원료 활용 지원 등이 포함된 점을 소개하면서도 국내 농업을 통한 비식용 유지작물 재배와 원료 수매를 직접 뒷받침하는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제안은 SAF 산업 육성을 단순한 연료 전환 정책이 아니라 농업과 에너지안보를 연결하는 산업정책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내 농업이 일정한 SAF 원료 생산기반을 확보한다면 수입 원료에 대한 의존을 일부 완화하고, 겨울철 농경지 활용을 통해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내산 원료의 생산비와 수입 원료와의 가격 차이, 원료별 탄소저감 효과 등은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농가의 수익성과 SAF 제조기업의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정책 설계가 관건이다.
유주경 교수는 "SAF 산업이 국내 농업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되려면 연료 생산과 유통은 물론 원료작물 재배부터 수매까지를 연결하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