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 사고에서 활약한 '아시아 영웅' 설익수씨가 사고 당시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서 벗어나기까지의 과정들을 소개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E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인생이야기 파란만장'에서는 2002년 4월15일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 생존자인 설익수씨가 출연했다.
설익수씨는 사고 당시 부상을 입은 몸으로 20여 명의 생명을 구하며 한국인 최초로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아시아의 20대 영웅'에 선정됐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2002년 사업차 출장을 다녀오며 북경에서 귀국행 비행기를 탔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안개가 짙은 날이었는데 기장이 갑자기 안전벨트를 하라고 하더라"라며 "곧이어 굉음과 함께 강한 압력이 느껴지며 충돌했다"고 말했다.
그는 추락 속도가 시속 500㎞ 정도였다며 "눈을 뜨니 옆자리에 계신 분이 안 계셨다. 날아가버렸다"고 털어놨다. 당시 비행기는 산속에 추락했고 탑승자 166명 중 129명이 사망했다.

설익수씨는 "비행기에서 나와보니 몸에 불 붙은 사람이 돌아다니더라"라며 "주변 사람들을 돕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비행기 안에서 두드리고 살려달라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비행기에서 5분 정도 떨어져 있는 묘지쪽으로 사람들을 데려다놨다. 그 뒤에 비행기가 폭발했다"며 "피가 많이 나고 다쳤는데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고통은 사고 후에도 이어졌다. 그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서 벗어나는데 11년이 걸렸다"며 "환청과 환각으로 인한 고통으로 굉장히 괴로웠다"고 호소했다.
이어 "비행기 사고 때 제가 업어서 구한 사람이 저희 회사 사장님이셨다. 다음날 살려줘서 고맙다고 전화가 왔다"며 "그런데 회사가 생긴지 얼마 안 돼 산채 처리를 해줄 수 없다며 퇴직 처리하더라"라고 털어놨다.
설익수씨는 "배신감을 느꼈다"면서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분들과 인생에서 빨리 손절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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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잃은 그는 이후 사업까지 실패하며 신용불량자가 됐다. 그러나 하루에 한 개씩 좋은 일들을 만들어 나갔고 3년 전에는 금주·금연까지 성공하며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