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미국 생산의 핵심축인 앨라배마 공장(HMMA)이 하이브리드 특수를 누리며 판매 호조를 이어갔지만 전기차 전용 공장인 조지아 신공장(HMGMA)은 생산 조정기에 진입했다. 파워트레인별 수요 변화에 따라 현대차의 현지 생산기지별 실적이 명확한 대비를 보이는 양상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분기(1~3월) 공장별 실적 자료 분석 결과 HMMA는 1분기 총 9만4664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8만6654대) 대비 9.2% 늘어난 수치다. 특히 전체 판매 중 현지 내수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99.5%(9만4165대)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89.6%였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p)가량 상승했다. 이는 미국 관세 정책 변화 이후 현지 생산 물량을 내수 판매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전체 판매 실적은 하이브리드가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HMMA가 생산 중인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1분기에만 1만7007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1만3219대) 대비 28.7% 늘었다. 반면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을 생산하는 HMGMA는 시장의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HMGMA의 1분기 판매량은 4085대로 전년 동기(1만1033대) 대비 63%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아이오닉 5 391대, 아이오닉 9 109대 등 500대 판매에 그쳤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보다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주목받으며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이 종료된 영향도 크다. 현대차(546,000원 ▲19,000 +3.61%)·기아(160,000원 ▲2,600 +1.65%)의 미국 내 하이브리드 전체 판매량은 9만7627대로 전년 동기 대비 53.2% 늘었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22만3705대, 20만7015대를 팔면서 나란히 역대 최대 1분기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6% 줄어든 1만8086대에 그쳤다.
이에 현대차는 전 라인업에서 하이브리드 전환에 속도를 낸다.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36종의 신차를 출시하면서 주요 모델에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할 계획이다. 소비자 수요 변화에 맞춰 이르면 올 3분기부터 HMGMA에서도 하이브리드를 양산하고 내년에는 600마일(965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선보일 방침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이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우리는 내연기관부터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까지 모든 라인업을 병행하는 전략을 취해왔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즉시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성공 비결"이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이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혼류 생산 능력을 갖춘 생산 기지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관세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 판매 호조로 이를 최대한 상쇄하는게 과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